[초점] SK텔레콤, 이동통신 가입자에 피소

안 터지는 이동전화, 번호가 깨지는 무선호출기에 분통이 터진 한 개인가입자가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신청을 제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전기설비업을 하는 임보환(41)씨는 SK텔레콤이 용인지역에서 이동전화 및 무선호출 서비스를 불성실하게 함으로써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입었다며 6백20만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재정신청을 23일 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임씨는 011이동전화와 012무선호출 가입자로 지난해 9월부터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이동전화 불통과 무선호출 수신 데이터가 계속 깨지는 현상이 발생하자 SK텔레콤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해결되지 않자 통신위원회에 손해배상을 신청한 것.

임씨는 『수 차례의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은 SK텔레콤이 서비스 개선의지가 없거나 개선의욕은 있어도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통신서비스 불량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는 통신사업자는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무선호출의 경우 『임씨가 거주하는 용인 김량천변이 012와 015사이의 전파간섭현상이 발생, 수신에러현상이 잦아 민원제기가 빈번한 지역』이라며 사실을 인정하고 『현재 015측과 협의해 안테나 방향을 조정하거나 기지국 위치를 변경해 전파간섭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동전화의 경우 『용인지역의 아날로그 기지국은 3개소가 설치돼 있는 반면 디지털 기지국은 최근까지 1개소에 불과해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디지털 기지국 증설일정에 따라 지난 주에 2개의 디지털 기지국을 추가 설치해 문제를 해소했다』고 해명했다.

임씨는 그러나 『문제해결은 물론 그동안 지역 주민들이 입은 피해를 SK텔레콤이 보상해야 한다』며 『통신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까지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임씨의 재정신청을 접수한 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이 사건은 통신사업자에 대한 이용자의 손해배상청구로 형식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SK텔레콤 측에 답변자료를 요청한 상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양자간 합의를 도출하도록 위원회가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통신사업자에 대한 개인가입자의 손해배상청구는 지난 93년 일반전화 가입자가 한국통신을 상대로 제기한 신청(96년에 기각판정)에 이어 두 번째로 앞으로 통신사업자가 많아지고 소비자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