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기지개 켜는 음악저작권 위탁관리업 (상)

국내 시장 현황

음악저작물은 어문이나 그림 등과 달리 그 쓰임새가 폭넓어 저작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직접 관리할 수 없을 정도다. 따라서 외국의 경우 일찍부터 「음악저작권 관리업」이라는 개념이 태동했다. 음악이 악보, 음반 등으로 상품화되기 시작함과 거의 동시에 생겨난 저작권 위탁관리업은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독자적인 산업으로 정착됐다. 최근 국내에서도 자연스럽게 음악저작권 위탁관리에 관심이 높아가면서 전문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제 막 시장형성기에 돌입한 국내음악저작권 위탁관리업계의 현황과 문제점들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국내 음반시장규모는 연간 4천억원에 달해 세계 10위권을 달리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저작권관련 시장규모는 아주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음악출판사협회(NMPA)에 따르면 공연권, 복제권, 유통연계수입 등 전세계의 음악저작권관련 총수입은 지난 94년에 이미 58억달러(약 5조원)에 이르렀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연권 1천6백57만달러를 포함 복제권 5백59만달러, 유통연계수입 28만달러등 총 2천2백44만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 숫자는 미국 12억4천만달러와 비교할 때 50분의 1에 불과하며 일본의 9억2천2백82만달러에 비해서도 엄청나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음악저작권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가 지난해 음악저작권자에게 분배한 액수는 2백2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규모가 형편없이 작은 이유는 저작물 사용량에 대한 완벽한 모니터링의 부재, 징수 누락, 분배 결손 등으로 인한 누수현상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누수현상이 사라지면 국내 음악저작권 시장규모는 최저 3백억원에서 최고 6백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추산하고 있다. 약 4천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음반시장에서 KOMCA가 적용하는 복제권료(미케니컬 로열티) 징수비율인 7%를 적용한 수치만도 2백80억원대이며 추가로 방송사용료, 공연료(노래방 및 가라오케) 등을 감안하면 시장규모가 2배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또한 전세계의 통상적인 음악저작권 관련사업 규모가 전체 음반시장의 15%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음악저작권 시장규모는 대략 6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국내 음악저작권시장에 최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음악저작권 위탁관리전문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해 경쟁체제로 들어가면서 저작권자의 권익보호와 낙후된 계약관행 등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94년 7월 위탁관리업에 나선 기린음악권리출판사(대표 김원석)를 비롯 문보인터내셔널(대표 손혜민) 태진미디어(대표 방승철) FM음악출판사(대표 권우영) 세광음악출판사(대표 박세원) 등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온 음악저작권 위탁관리시장에 최근들어 제일제당, 삼성영상사업단, MBC예술단 등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이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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