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는 나름대로 진화하거나 도태의 길을 걷는다. 물론 진화는 그 생명체의 기능적, 형체적, 환경적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며 이 모든 것은 생명의 생성과 함께 자연발생적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진화의 결과를 선악의 관점이나 편견이 개입되기 쉬운 인간적 사고로 보면 안된다. 이는 우리 인간들이 살아 숨쉬고 먹고 살아가는 사회적 진화도 마찬가지다. 시대에 따라 정치, 경제, 문화가 달라진다 해도 그 결과가 진화과정이라면 자기 기준에 맞춰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우리 국민의 의식은 과연 어떤가. 활동영역이 우주세계로 넓어지고 등 인간과 지식사회는 계속 진화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해적 요소들이 너무 많다. 특히 과학 기술은 뿌리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미묘한 사회 분위기가 만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꼼꼼하고 세심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그릇이 작은 인간으로 격하시키고, 조금 무식하더라도 말술을 마시거나 잘못된 것을 둥글둥글하게 넘어가는 사람을 「대범」하다고 격상시키고 있다.
이런 국민의식으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사과가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뉴턴과 같은 과학자가 탄생하기 힘든 사회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인문적 지배력이 아주 강했다. 따라서 인성적 가치도 인문적 효율성에 그 기준을 두는 등 기술자적 사고는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는 많은 기업들이 결국 기술인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기술인력의 이직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하고 정도 이상의 임금상승이라는 부작용을 가져오게 하였다. 좋은 기술자를 잃고는 그 원인을 기술자들의 인성에만 책임을 돌리려하는 경향들이 있는 것이다. 이제는 개성시대이다. 그 개성은 더욱더 다변화 사회를 만들고 다변화 사회를 효율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또한 다양한 전문성이 존재하게 되고 그 전문성에 따라 개인의 사고와 습성까지도 알맞게 변화되어 간다.
이러한 자연 발생적 성격들은 선과 악이나 좋고 나쁨으로 규정지어서는 안될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문화발전을 위해서도 전문성에서 나타나는 성격들을 이해하고 또한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성까지도 존중하자는 말은 아니다.
언젠가 신문기사에서 본 일이 있지만 미국의 NASA도 설립 초기에는 인력 관리자에게 특별 인력관리 교육을 시킨 후 배치시켰다고 한다. 그것은 과학문명이 발달된 미국에서조차 기술자들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많은 기술자들이 좋은 대우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떠나갔기 때문이다.
과학이 낙후되었던 농경사회에서는 전문화의 특색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전문분야에 미친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는 사회이다. 따라서 전문성에서 오는 성격변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관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며 21세기의 사회에서 기업이나 국가가 적자생존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기업부설 연구소는 이제 2천7백55개(96년 말 현재)나 되고 그 안에서 일하는 연구원도 7만2천여명이나 되고 있다.
물론 연구인력은 앞으로 더 늘어나야 하고 질적으로도 향상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덕적 인성과 전문적 인성을 구별해 평가하고 포용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과학기술자들이 더 많이 배출되고 존경받는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ED 박용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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