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라는 단어가 국내에 소개된지도 6,7년이 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모두에게 생소하기만 하던 멀티미디어 분야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신기술 분야가 또 있을까 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어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하여 관련 소식을 접할 기회가 많았고, 컴퓨터 산업의 호황으로 인하여 멀티미디어 관련 산업도 활성화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멀티미디어가 컴퓨터 사용자에게 커다란 사용환경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자위주의 사용환경에서 소리와 영상을 포함한 멀티미디어환경으로의 변화는 폭발적인 멀티미디어 관련 HW산업을 발전시킨 결과가 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 멀티미디어 SW산업도 초기의 걸음마 단계에서 이제는 높은 기술 구현 수준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기술 수준의 변화와는 달리 현재 멀티미디어 SW 제작사들의 속사정은 말이 아니다. 대부분의 제작사들이 영세 기업들이기 때문에 구조적인 취약점으로 기인되는 면도 있지만, 특정분야와 장르에만 치우쳐 제작되고 제품의 질은 무시되며 저질의 제품을 만들어서 싸구려로 공급하여 시장을 흐리고 있다. 그나마 적은 소비자들의 발길마저 외면하게 하고 있다. 또 잘 팔린다는 제품을 흉내를 내거나, 이 전에 근무하던 직장에서 만들던 동일 제품을 만들어 저가에 판매하는 부도덕한 행위까지 저지르는 개발자도 있어 시장을 흐려놓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이렇게 단견을 가진 SW 개발자들도 있지만 멀티미디어 SW산업을 위하여 어려운 환경에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대다수의 개발자를 위한 육성방안이 활성화되어야 하겠다. 현재도 벤처기업을 위한 보육방안, 개발비 융자 지원방안, 국책개발 지원방안 등 정통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고, 또한 좋은 결실들이 많이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영세한 멀티미디어 SW 개발자들에게는 이러한 지원 제도들이 그림의 떡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영세하기 때문에 담보도 부족하고, 타산업과 달리 특허 기술보유도 없고, 소규모 인원으로 겨우 꾸려나가니 매출도 신통하지 않아 신용 담보도 많이 얻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는 방안으로 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정책중 하나로 영세한 멀티미디어 SW 개발자를 위한 정부 무상지원 프로젝트를 확대하여 실시하였으면 좋겠다. 곧 실용화될 초고속 정보 통신망을 위해서는 여러 분야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트 확보가 커다란 관건이 되리라고 본다. 이러한 분야의 콘텐트 준비에 관한 프로젝트가 기술력을 검증 받을 수 있는 영세한 멀티미디어 제작사에게 우선 지원된다면 많은 소규모 제작사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제품 개발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개발 경험자들을 위하여 개발 경험을 담보로 하는 신용보증 제도를 확대 실시, 개발할 제품을 담보로 사전 자금지원을 받아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이미 상품화하여 판매된 실적을 여러 평가기준 중의 중요 항목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개발자 스스로도 여러 가지 가능한 자구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동종분야의 협력차원의 연합,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공동의 연구 활동 모색, 제품 개발의 분담, 상품 판매의 공동 전략 구축 등이 현재로서는 절실한 사항이라고 본다. 또한 부가가치세 비과세 대상의 전자출판물 선정 등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한국전자출판협회 등을 통한 업계 스스로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한 시점이다. 멀티미디어 SW산업의 육성 없이는 좋은 콘텐트 확보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관련 정부 기관이나 멀티미디어 SW 제작 업계 모두가 다양한 육성방안을 모색하여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여 초고속 정보통신망은 잘 구축되었는데 활용할 SW가 부족하여 텅빈 거미줄 망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는가.
<(주)세광데이타테크 부사장 박지호(朴智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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