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국 서비스시대 맞은 케이블TV (1)

2차 SO의 면면과 앞날 (1)

공보처가 지난달 29일 김제권을 제외한 전국 23개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 사업구역에 대해 해당 SO사업자를 선정발표함에 따라 국내 종합유선방송산업은 출범한지 3년여만에 전국(全國)서비스시대를 개막하게 됐다.

이번에 2차SO 사업자로 선정된 23개 컨소시엄이 우수탈락업체를 포용해 최종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인력구성 및 장비투자, NO(네트워크사업자)와의 계약을 마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올 연말부터는 부분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허가 23개구역의 SO 신규허가로 전국서비스권을 확보한 국내 케이블TV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별로 점검한다.

<편집자>

공보처가 2차SO사업자로 확정한 컨소시엄들의 주요 특징은 안정적 재무구조, 지역적 연고, 중계유선방송의 포용 등을 손꼽을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23개 SO의 지배주주들을 살펴볼 때, 상장법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등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강화됐다. 23개 SO의 지배주주들 중 상장법인이거나 장외등록법인이 16개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반법인 형태는 7개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특성은 공보처가 2년이 지난 1차SO의 성공 및 실패 요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2차SO에 대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보처는 재무구조가 비교적 안정된 컨소시엄에 사업권을 허가함으로써 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 광역화구역내에서 2차SO의 빠른 시장진입을 유도하고자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차SO 사업자의 특성 및 사업구역을 살펴볼 때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지역과 농어촌지역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구역은 지역적 연고성보다는 재무적 안정성과 중계유선방송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됐다. 수도권 및 대도시구역의 경우 2차 SO사업허가의 성공을 담보하고 있다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는 데다 케이블TV산업의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가입자 확보가 긴요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 지역의 신규사업자들은 중계유선방송을 피인수했거나 보다많은 중계유선사업자를 구성주주로 끌어들인 컨소시엄들이 대부분 사업자로 선정됐다. 21만 가구의 중계유선 가입자를 이미 확보함으로써 2차 SO사업권 허가시에 곧바로 종합유선방송으로 전환하겠다고 확언해온 성남유선방송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부천권의 유진기업과 구리권의 조선무역, 고양, 파주권의 서울도시가스는 막강한 자금력을 발판으로 중계유선사업자의 대부분을 인수한 기업이었다. 용인권의 동아제약은 해당사업 구역내의 중계유선사업자들이 대부분 구성주주로 참여했으며, 평택중계유선의 김장규 사장은 동아제약 컨소시엄의 법인대표로 영입된 상태이다.

이밖에 안양권의 태광산업과 안산권의 삼보컴퓨터 역시 가입자를 기준으로 상당수의 중계유선방송을 구성주주로 참여시킨 데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유, 경쟁컨소시엄에 비해 앞서 나갔으며 중계유선사업자들이 2차 SO참여를 보이콧한 의정부권은 재무구조가 건실했던 대한펄프가 사업권을 획득했다.

지방의 주요도시의 경우는 자금력이 이번 사업자 선정에 큰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익산, 군산권의 두고전자는 자금력을 중심으로 한 재무 안정성이 경쟁기업에 비해 돋보였으며 여수권의 동부해양도시가스 역시 자금력과 중계유선사업자 포용정도가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구미권의 새한, 울산권의 송원산업, 마산권의 경남에너지, 김해권의 한국카본, 경주권의 유성건설 역시 이같은 범주에 들고있다.

이와 달리 농어촌 복합구역은 재무적 안정성과 지역적 연고성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났다. 강릉권의 대림주택건설과 원주권의 원주향토개발, 충주권의 계양전기는 지역적 연고성이 주요특징인 업체로 꼽히고 있으며 서산권의 셰프라인금속, 진주권의 신무림제지, 안동권의 한미약품공업, 공주권의 웅진코웨이, 나주권의 남양건설 등은 지역적 연고성과 재무적 안정성, 중계유선 참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업체로 분석된다.

이같은 23개 SO의 면면을 감안할때 2차 SO사업구역은 1차 SO에 비해 케이블TV산업에 상당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중계유선사업자들이 상당수 포진함으로써 공보처가 올해 말까지 「2백50만 케이블시청가구 달성」이란 목표를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외의 기대효과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케이블TV 시청가구는 1백80만여 가구에 이르고 있고 이달 중 2백만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2차 SO가 아니더라도 올 연말까지는 공보처가 목표한 2백50만 시청가구는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성남유선방송의 21만여 가구를 포함, 이들 수도권의 2차 SO가 가세한다면 3백만 시청가구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사업성이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농어촌복합구역도 재무적 안정성이 높고 지역적 신망도가 높은 기업들이 선정됨으로써 2000년까지 안정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영호,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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