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메디슨, 日 아코마사 인수 의미 및 파장

메디슨(대표 이민화)이 진단용 X선 촬영장치 전문업체인 일본 아코마사의 주식 6만4천주 전량을 주당 5만5천원(총 35억원)에 매입, 경영권을 인수함에 따라 그 배경 및 향후 사업방향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디슨이 외국 기업을 인수한 것은 지난해 4월 3차원(3D) 초음파 영상진단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크레츠테크닉사와, 지난 3월 크레츠테크닉사를 통해 독일의 내시경 전문업체인 MGB사의 내시경사업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세번째다.

도남시스템의 적외선 체열촬영장치, 인터메드의 태아감시장치사업 등 국내 기업을 인수하거나 자본투자 및 출자를 통해 일정 지분을 확보한 것까지 합하면 초음파 영상진단기와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등 일부 품목 외에는 메디슨의 신규사업 대부분이 M&A 및 전략적 제휴관계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메디슨 입장에서 이번 아코마사 인수는 초음파 영상진단기에 이어 MRI, 생화학분석기,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PACS), 심전계, 한방 관련 의료장비, 내시경 등과 함께 주요 의료기기를 풀라인업한다는 의미가 있다. 명실상부한 종합 의료기기업체로서 구색을 갖춘 것이다.

이는 해외 차관사업 및 신설병원 의료장비 납품시 턴키베이스 수주가 가능하고 X레이가 초음파와 함께 단일 품목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매출액 증대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코마사는 50여년간 진단용 X선 촬영장치, 유방암진단기, 모빌, C-ARM 등 방사선 장비만을 전문으로 생산해온 업체로 세계 의료기기 빅5인 도시바, 피커, 필립스 등 유수 업체에 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등 기술력만큼은 인정받고 있어 메디슨의 이미지 고급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내 X레이 제조업체와의 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에 주력하는 한편 내수시장의 경우 외국산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중대형 고가장비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메디슨 관계자는 밝혔다.

이와 관련, 동아엑스선기계, 대영의료기기, 현대방사선기계 등 X레이업계 관계자들은 메디슨의 이 시장 진출이 당장은 제조과정과 설치 등에서 초음파와는 완전히 다르고 아코마사의 제품가격이 높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성능향상에 주력하는 계기가 돼 멀리 보면 국산 X레이의 경쟁력 제고에 한 몫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시장경쟁과 인력난, 고물류비 등으로 인해 안그래도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마당에 국내 최대 업체인 메디슨의 X레이시장 진출이 미칠 파장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금은 병원급 시장에 주력한다고 하지만 이윤추구가 생명인 기업이 눈앞의 이익을 두고 의원급 시장에도 나서지 않으리라 믿는 사람은 없다는 논리다.

이는 메디슨의 이번 아코마사 인수가 그동안 메디슨이 해왔던 M&A 및 전략적 제휴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메디슨은 평소 신규사업의 경우 타사가 하지 않는 품목과 메디슨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품목만 선별해 진출한다는 회사방침을 수시로 피력한 바 있으며, X레이사업의 경우도 동아엑스선기계가 있기 때문에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디슨은 X레이 제조업체인 D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한 적이 있었고 지난해 말에는 이탈리아의 X레이 전문업체인 빌라사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기도 하는 등 X레이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보면 경쟁력 있는 제품 및 업체가 생긴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업계 동반자로서 기존 X레이 제조업체와의 공동발전을 위한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어서 이에 대한 메디슨의 대응논리 및 향후 사업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한편 메디슨은 고주파 방식의 X선 촬영장치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제조원가 절감 및 글로벌 마케팅망을 활용할 경우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할 수 있으며 연 1백억원 이상의 매출액 증대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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