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영 교육부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경제난극복을 위한 공동대책회의」에서 EBS 과외위성방송 계획을 정식보고함에 따라 EBS위성방송은 세부투자 및 프로그램 제작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오는 8월 전파를 탈 것이 확실시된다.
이번 EBS 과외위성방송 계획은 주관부처인 교육부, 위성채널 활용을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부, 방송정책 주관기관인 공보처를 비롯해 재정경제원, 총리실 행정조정실 등 관계부처가 공동작업 끝에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그 성공여부 등에 대해 낙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향후 정부가 풀어야할 방송정책 과제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일부 방송관계자들이나 방송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사업자들은 EBS위성방송 허용에 대해 『잘못하면 진행과정에서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EBS위성방송허가는 교육부나 정통부, 공보처에 2가지의 커다란 과제를 남겨뒀다.
먼저 위성방송을 추진하는 민간기업들은 정부가 위성방송 전반에 대한 정책, 케이블TV와 위성방송과의 관계설정도 없이 위성교육방송채널을 검토, 추진했다는 점을 정부의 정책입안과정의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무궁화 1, 2호 위성이 각각 3개의 방송용중계기를 탑재, 모두 6개의 중계기에서 2개중계기를 HDTV(고품위TV) 및 예비용으로 할당할 경우 순수 위성채널은 4개의 중계기에서 모두 16개의 채널이 사용가능하다. 이 가운데 벌써 KBS와 EBS에 각각 2개 채널을 할당했고 지상파에 할당된 4개채널중 2개는 단순한 지상파 재전송용에 불과하다. 따라서 민간사업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위성방송채널은 12개만 남게 된다.
무궁화위성방송을 추진하고 있는 민간사업자들은 『DBS는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개별채널의 경쟁력 이전에 무궁화 위성방송서비스 전체의 채널수가 가진 상징적 이미지가 우선하는데 채널수가 12개에 불과한 무궁화위성방송이 과연 민간사업자들의 참여욕구를 불러일으키겠느냐』며 회의적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더군다나 안교육부장관은 정부차원의 검토과정에서 보류됐던 2개에서 4개의 민간 교육용채널은 시행과정을 지켜본후 「새 방송법」 제정이후 다시 논의하겠다고 보고한 상태이어서 무궁화위성방송의 순수 상업채널은 최대 10개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따라 위성방송추진기업의 일부 관계자들은 『이제 무궁화위성방송의 경쟁력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궁화위성방송 전체의 경쟁력약화와 함께 케이블TV PP(프로그램 공급업자)에 소속돼 있는 3개 교육용채널의 경쟁력 약화도 명약관화한 상태다. 「다솜방송」「DSN」「마이TV」 등 케이블TV 3개 교육용채널들은 EBS위성채널에 대해 상당한 위기의식과 함께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수신대상층이 EBS위성과외와 겹치는 데다 케이블TV의 경우 가입자확보에 더딘 움직임을 나타내는데 반해 위성과외방송은 정부가 돈을 들여 일선 학교에 세트톱박스를 보급한다는 점을 직접적인 이유로 들고 있다. 케이블TV교육채널의 한 관계자는 『비록 EBS위성과외방송이 초, 중, 고 전체교과과정을 포괄한다고는 할 수 없으나 케이블TV 3개 PP의 영역을 상당부분 침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교육채널 관계자들은 『EBS와 교육채널 3사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문성을 살린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EBS는 정규수업 방송으로, 교육채널 3사는 교내방송 과외교육을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의 교육용 위성채널논의가 비록 그 출발이 경제활성화, 사교육비 절감, 무궁화위성 조기활용이란 거창한 바탕위에서 출발했을지라도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위성방송 및 케이블TV 방송산업의 경쟁력강화란 관점에서 다시금 조목조목 살펴봐야할 것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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