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 외국 파트너와 `결별` 는다

두산전자가 합작사인 미국 얼라이드시그널社의 보유지분 일체를 인수키로 하는 등 올들어 외국기업과 합작한 부품업체들의 합작관계 청산이 잇따르고 있다.

설립 초기의 사업 조기정착과 기술이전을 기대하며 외국기업의 자본을 끌어 들였지만 회사 규모도 커지고 일정 궤도에 오른 지금 시점에서 첨단기술 이전은 회피하며 경영간섭을 일삼는 합작선들은 오히려 회사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합작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업체들과 외국 파트너간에 합작사의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경기침체로 사업구조조정이 적극적으로 요구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올들어 관계청산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부품이 올 초 일본 알프스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한데 이어 두산전자,삼성전기가 합작사의 지분일체를 인수하거나 보유지분을 합작사에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확정했다.

합작업체인 미국 얼라이드시그널과의 잇단 불협화음과 독자적인 PCB원판사업 전개를 위해 합작청산을 추진해온 두산전자는 얼라이드의 지분(19.9%)을 모두 매입하는 형태로 결별키로 원칙 합의하고 주거래은행인 상업은행에 지분취득인가신청을 냈다. 두산은 이에따라 얼라이드의 지분인수 절차를 올 상반기중 완료한다는 목표아래 지분매입 금액,대금지불 방식 등에 대해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는데 인수자금은 약 4백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부품은 작년 말 일본 알프스가 보유하고 있던 LG전자부품의 지분 50%를 주당 1만1천원선에 LG그룹에서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작관계를 청산하기로 합의,지난 2월28일자로 합작관계를 공식 청산했다. LG부품은 특히 알프스와의 결별을 계기로 세계 10대 종합전자부품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도약 2005」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사업확장과 통신용 부품 중심으로의 사업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반삼성전기는 그동안 미국 에머슨과 합작설립한 모터업체인 삼성에머슨의 지분 65%를 지난해 1차로 40%로 낮춘데 이어 이달 말까지 10억원 규모의 나머지 지분 40%도 모두 에머슨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최근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또한 동양화학도 올 초 독일 헤라우스社와 합작설립한 반도체용 본딩와이어 생산업체인 헤라우스오리엔탈하이텍의 보유지분 40%를 5백50만달러에 헤라우스측에 매각,합작관계를 청산했다.

<이창호·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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