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육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정보통신부 지원 하에 건국대 안준모 교수와 연세대 정승화 교수가 공동조사 분석한 「한국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의 기술역량 개발과 성장전략에 관한 조사연구 보고서」가 최근 발간됐다(본지 22일자 1면 참조).
이 보고서는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설문과 면담을 거친 실사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창업부터 성장까지의 과정과 당면한 문제점, 미국, 일본과의 정책적 지원방향에 대한 비교 등을 통해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국내 벤처기업의 현황 및 문제점」 「미국, 일본의 벤처기업 육성 정책과 우리의 지원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2회에 걸쳐 게재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은 전반적인 인력난과 함께 자금난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데 이는 기업의 탄생배경에서 비롯된다.
우선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은 연구기관이나 학계의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벤처 창업 비율이 극히 미미하며 대부분이 대형 소프트웨어회사나 기업 전산실 출신으로 기존 시장에서 습득한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창업배경 때문에 결국 다수의 벤처기업은 초창기부터 인력난을 겪고 있다. 이는 일반 기업들이 초기에 시장접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과 크게 다르다.
창업자금의 경우 기업의 60% 이상이 창업자의 개인자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이는 창업 초기부터 제도적인 공동투자의 기반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자금난은 결국 연구개발 투자에도 영향을 미쳐 창업후 3년차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던 연구개발 투자비가 4년차부터 급감하고 있으며 이는 기업의 고도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의 실태를 보면 조사대상 54개 업체 중 40개 업체가 60명 이하의 소규모 인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47개 업체가 자본금 2억원 이하의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6개 업체가 연 매출 20억원 이하를 기록해 결과적으로 1인당 1억원 이하의 저생산성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요 개발대상은 MIS, 특정 산업용 SW, OA용 SW가 총 64%를 차지, 진정한 의미의 벤처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벤처기업들은 또 기술정보의 원천으로 민간협회, 대학이나 신문, 서적 등을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특이한 점은 정부출연연구소로부터의 정보입수 정도가 매우 낮고(4%) 벤처기업간 정보교류 또한 극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이 당면한 문제점들은 크게 소프트웨어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문제와 벤처기업별 특성상의 문제 등 두 가지로 요약된다.
구조적인 문제점으로는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미성숙으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목표시장이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이는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독창적 개발역량을 초기에 제거, 독자적 개발환경의 황폐화를 초래하고 결국 벤처기업의 몰락 또는 시장 진입의 장벽 설치로 이어지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구조적 환경은 특히 창립초기 및 성장단계에 있는 소프트웨어 벤처기업들이 초기의 생존을 위해 독창적 개발보다는 현금 확보를 위한 수익사업에 역량을 소진하는 결과를 낳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벤처기업별 특성상의 문제로는 창업자의 배경에 따라 초기의 애로 요인이 다르다는 점이다. 창업자나 팀이 핵심기술을 보유한 상황에서는 자금이나 개발환경에 따른 애로점보다는 시장 접근성이 장애요인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경우는 적정한 가격이나 품질우위에 따른 경쟁환경만 조성된다면 자생력에 의한 수익 흐름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인위적 정책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창업자들이 전직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한 경우 시장 확보가 문제라기보다는 우수인력에 대한 확보가 애로요인으로 부각됐다. 이러한 인력확보의 문제점은 결국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원천적으로 막고 서비스 제공이나 해외 유명 패키지를 도입해 한글화하는데 눈을 돌리게 해 장기적으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의 경쟁력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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