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되면 우선 어려워지는 곳 가운데 하나가 시장이다. 그 중에서도 용산전자상가의 컴퓨터시장은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곳 가운데 하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컴퓨터는 아직까지 고가제품이고 의식주와 달리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처럼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용산전자상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의 경기 어려움에 의한 유통업체 부도사태는 용산이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큰 태풍이 몰아쳤고 더욱이 유통시장 개방에 대한 외풍까지 몰아 닥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 최근 용산전자상가가 꿈틀대고 있다. 5천여 개미군단이 모여 있는 용산전자상가가 불황의 늪에서 탈출하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10년 숙원사업이었던 「용산전자단지 상점가진흥협동조합」(이하 조합)의 신설이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용산전자상가 공동의 발전과 이익을 위해 함께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졌다는 의미에서 발전적인 형태의 조합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조합설립 추진을 위해 전자랜드, 선인, 나진, 원효, 전자타운, 관광터미널 등 6개 상가 16개 상우회가 모여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조합 설립 후 발전적인 운영을 위해 각 상우회회장단들은 몇 가지 방안을 준비 중이다.
첫째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공동사업(구매, 판매, 브랜드)을 원활히 해 유통단계를 줄이고 경쟁력 있는 제품을 공급하는 시스템 구상이다. 공동구매의 경우 대량구매로 원가를 절감시킬 수 있고 원가절감분을 판매가에 적용시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둘째 공동물류를 실현해 비용을 줄이는 사업 추진이다. 용산내 전자상가 상인들의 애로점중의 하나가 창고의 부족과 이로 인한 비용발생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공동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셋째 공동AS망을 구축해 용산의 모든 제품을 완벽히 책임지고 처리하는 시스템 구성이다.
넷째 중소기업 소형 제조업체의 신개발품을 홍보, 판매하는 유통망을 구축하여 중소기업인들이 쉽게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다. 이 시스템은 조합을 통해 판매와 구매가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 구매자는 낱개로 싸게 살 수 있고 판매자는 대량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섯째 용산전자단지내 기술전문대학을 설립해 종업원이나 점주들이 낮에는 현장에서 밤에는 자신의 분야에서 더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일터에서 공부하고 지식을 다시 고객에게 제공하는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용산전자상가의 상인이라면 발전을 위한 노력은 스스로 해야 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상점가진흥 협동조합」이라는 시스템을 용산전자단지에 최초로 이식하면서 시험대에 서보는 것도 발전전익 방안임에는 틀림없다. 이의 기본은 협동이다. 한마음으로 뭉쳐 돌파해 나갈 때 난관이란 더 이상 없다. 「협(協)」자는 목표를 세우고 힘을 합한다는 의미다. 용산전자상가의 앞날은 「협」자를 통해서 밝아질 수 있음을 상인 모두가 인식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權寧和 전자랜드 상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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