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NTT, 발신전화번호 표시서비스 시범 서비스

벨 소리와 동시에 전화를 건 상대방의 전화번호가 수신측 전화기에 표시된다. 또 「136」번을 누르면 가장 나중에 전화를 걸었던 상대의 전화번호가 음성으로 나온다.

지난 1월 말부터 일본전신전화(NTT)가 요코하마, 나고야, 후쿠오카 3개 지역에서 시험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이른바 「발신전화번호표시서비스」의 내용이다.

현행 전화에서는 전화가 걸려와도 통화할 때까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다. 물론 발신자는 얼굴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이름을 밝히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누린다.

그러나 멀티미디어시대가 되면 통신환경은 전화번호 등 ID부착 발신이 당연시되는 방향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NTT에선 발신전화번호표시서비스가 익명성을 전제로 해 온 전화세계에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NTT가 현재 시험제공하는 발신전화번호표시서비스는 발신측과 수신측으로 나눠 실시되고 있다.

먼저 발신측의 경우 전화기를 새 것으로 교환하거나 별도의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 NTT의 시내교환기가 발신측 신호에 전화번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발신서비스에선 이처럼 이용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이번에 시범지역에 가입된 요코하마 1백65만회선, 나고야 1백40만회선, 후쿠오카 1백5만회선 모두가 서비스 대상이 된다.

이에 대해 착신측은 발신측 전화번호를 표시하는 기능을 갖춘 전화기, 전용 어댑터, 전용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PC를 설치해야 한다. 때문에 「발신전화번호표시」와 「발신전화번호아나운스」 두가지 기능에서 3개 지역 합쳐 약 1만5천회선만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발신측의 이점은 별로 없다. 상대에게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통화 전에 알려 서로 안심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일 뿐이다.

반면 수신측의 이점은 훨씬 많다. 예들 들어 통신판매업자들의 집요한 전화나 장난전화에 골치아파하는 사람은 통화에 불응해도 되고 번호가 불분명한 전화의 경우는 벨이 울리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통신판매회사나 피자업체 등 택배업자의 경우는 전화로 고객데이터베이스를 자동적으로 검색하게 해 전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NTT도 수신측의 이점이 크다고 보고 본격 서비스에 들어가서는 수신측에만 새 서비스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NTT는 오는 6월 말까지 약 5개월간 시험서비스를 제공한 후 올해 안에 발신전화번호표시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NTT의 전국서비스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우정성 자문기구인 전기통신심의회가 거의 모든 경우 발신측 전화번호가 표시되는 시험서비스의 단순 기능에 여러 가지 기능을 추가할 것을 전국서비스 조건으로 내세워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기통신심의회는 프라이버시보호 등을 위해 우정성에 가이드라인이나 법적 조치 마련을 요청했다. 발신전화번호표시서비스를 조기에 정착시키려는 NTT로서는 전기통신심의회에 발목을 잡힌 꼴이다.

NTT는 사실 발신전화번호표시서비스가 한계에 이른 전화사업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NTT 전화사업은 음성만의 단순서비스에 의존하고 있어 수익성이 날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시외전화료가 인하되고 규제완화를 배경으로 저가의 회선재판매나 공중망전용망공중망(公專公)접속을 이용하는 값싼 시외전화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신전화번호표시서비스는 NTT의 새 수익원이며 동시에 NTT가 전화사업으로부터 탈피할 지 여부를 묻는 시험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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