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전자업계, 디지털 전자제품 디자인 컨셉창출 부심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 디지털 캠코더(DVC),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DSS) 등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전자제품이 속속 등장하면서 전자산업계의 디자인부문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디지털 가전제품은 아날로그 제품에 비해 화질, 음향 등 전반적인 기본 성능이 뛰어나고 기술 압축도가 높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 볼 때는 디지털 제품을 사용하게 될 주된 소비자층 역시 새로운 감각과 가치관을 지닌 신세대가 될 것이라는 점도 아날로그 제품과 다른 접근방식을 필요로 하고 있다.

즉 전자업계의 디자이너들이 신개념의 제품과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디자인 콘셉트를 창출해야 한다는 난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전자업계 디자이너들은 디지털가전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으로 사용이 쉬우면서도 사용성을 극대화할 수있는 디자인이 각광을 받을것으로 윤곽을 잡고 있으나 새로운 추세가 형성되기까지 향후 2,3년 정도는 많은 시행착오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디지털제품은 국내업체가 해외 선진업체들을 기술적으로 바짝 추격함으로써 상품화에 걸리는 시간차가 대폭 단축되고 있어 국내 전자업계의 디자이너들에겐 디지털 물결이 새로운 디자인 개념 창출과 함께 이중의 도전이 되고 있다.

DVD 플레이어의 경우 세계 최초로 이 제품을 출시한 도시바, 마쓰시타와 삼성전자간 시간차는 불과 1개월, 과거처럼 일본 등 선진국 업체의 디자인을 모방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참고할 여지도 거의 없었다는 것이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디지털 캠코더는 이 제품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 소니에 비해 삼성전자가 10개월 정도 늦었지만 미국시장 등에서 어차피 일본제품과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이미 등장한 일본제품의 디자인과 차별화시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LG전자 역시 차세대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휴대형PC(HHPC) 등에 대한 디자인 개념을 잡기 위해 처음에는 선진업체와의 제휴를 모색했으나 곧 협력의한계를 인식하고 국내외 디자인 망을 완전 가동,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로 선회한 바있다. 미국에 디지털 위성방송 수신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대우전자 역시 디자인실에 별도로 구성한 「유저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팀」을 동원, 현지 사용환경을 분석하고 작년말 미주지역 수출용 위성방송 수신기 디자인을 자체개발 해냈다.

전자업계의 관계자들은 『디지털 가전 등 차세대 제품의 기술경쟁이 디자인 경쟁으로 전이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방대한 정보력과 독자적인 디자인역량 없이는 차세대 전자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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