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업계의 블록화가 심화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 기아중공업, 삼성전자, 삼성항공 등 산업용 로봇을 생산하는 대기업들은 계열사간 판매가 차지하는 비율이 50%에서 많게는 80%에 이르는 등 블록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블록화 현상은 현대, 대우, 기아, 삼성 등 산업용 로봇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및 조선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를 둔 업체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계열사가 발주한 입찰에서 타사가 수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특히 로봇 전문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특화된 장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주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어 심각한 자금난을 겪게 되고 산업 전체적으로 볼 때도 이같은 현상은 보다 성능이 뛰어나고 적절한 장비를 설치하지 못해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산업용 로봇업계의 블록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산업용 로봇 수요가 아직까지는 자동차, 조선, 전자, 화학 등 일부 업종에 치중돼 있어 판매처가 다양하지 못한 데다 경기흐름에 민감한 로봇의 특성상 수요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95년에는 총매출액의 70%를 그룹사에 판매하고 30%를 비그룹사에 판매했으나 지난해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그룹사 판매가 75%, 비그룹사 판매가 25%로 나타나는 등 블록화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중 그룹계열사 판매(수출물량 중 대우자동차 등 계열사 해외공장 납품분 포함)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보다 약간 늘어난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생산물량의 거의 전량을 자체 소화하고 있으며 삼성항공은 그룹의 자동차 사업본격화에 힘입어 계열사내 판매비율이 80%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기아중공업도 기아자동차 등 계열사 판매비율과 비계열사 판매비율이 지난해 50대50으로 집계, 95년의 55대45에 비해 계열사 판매비중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계열사 내 판매가 많은 실정이며, LG산전은 계열사 판매 비율이 45%선으로 비계열사 판매가 약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식, 음료 등의 업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두산기계의 경우 계열사 내 판매비율이 20%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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