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전자제품에 대해 잇따라 반덤핑조사를 받는 등 연초부터 선진국의 통상압력에 직면했다.
12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최근 이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산 전자레인지에 대해 반덤핑 관세흡수(Anti-Absorption) 혐의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한국산 팩시밀리에 대해서도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는 것이다.
반덤핑 관세흡수란 특정 제품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후 이 제품의 시장가격이 관세액 상당만큼 상승하지 않은 경우 수출업자가 수입업자를 대신해서 반덤핑 관세를 납부해준 것으로 보고 반덤핑 관세부과 제품에 다시 반덤핑 관세를 물리는 제도로 이번 조사가 첫번째 사례이다.
따라서 반덤핑 관세흡수에 해당될 경우 EU집행위가 지난해 초 한국산 전자레인지에 대해 물린 반덤핑 관세율보다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반덤핑 관세흡수 제소는 프랑스 물리넥스사가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EU현지에서 생산되는 가전3사 전자레인지에 대해 우회덤핑 혐의로 제소할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가전3사는 EU집행위가 지난달 18일자로 조사개시한 반덤핑 관세흡수 대상품목이 어떤 모델인지, 또 현지 시장가격의 하락에 의한 것이지 등 정확한 조사대상 제품을 파악하는 한편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EU집행위는 또 한국과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지에서 수입되는 팩시밀리에 대해 지난 1일자로 반덤핑 조사개시 공고를 냈다.
이번 팩시밀리 반덤핑 조사는 필립스가 주도해 제소한 것으로 5kg 이하면서 크기가 4백70×4백50×1백70mm 이내인 제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들은 앞으로 유럽지역 수출물량을 5kg 이상의 다기능 팩시밀리로 바꿀 예정이나 중소, 중견기업들은 반덤핑 관세가 부과될 경우 對EU 팩시밀리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돼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는 8월 9일자로 반덤핑 조치가 종료되는 한국산 카오디오에 대해서도 EU 현지업체들이 재심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 덤핑조사가 재개될 전망이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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