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간의 「주간 칠곡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칠곡군 농촌지도소는 입춘을 앞두고 보리밟기를 해줄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칠곡군 보건소는 지난주부터 동명면에서 어린이 풍진 예방주사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해당자녀를 둔 주민들은 면사무소로 나오셔서 예방주사를 맞히시기 바랍니다.』
경북 칠곡군의 9만여명 주민들은 TV방송을 통해 매일 이같은 생활뉴스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삼청리에 있는 칠곡유선방송(대표 신동해)은 칠곡군청 공보계가 보내온 시나리오에 따라 매주 목요일 「주간 칠곡소식」을 15분씩 제작, 금요일부터 일주일간 매일 2,3회씩 유선방송을 통해 고지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지방소식에는 칠곡군의 각종 행정소식을 비롯해 농촌지도소의 새해 영농설계 교육에 관한 소식, 신용협동조합이 실시하고 있는 주부 통기타교실 안내, 왜관공단 소식, 취업단신, 군내 문화유적 탐방, 도로공사 소식, 단전, 단수 소식, 군내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 현황 등 이 지역주민들에 필요한 정보가 가득 담겨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칠곡군청 공보계에서 시나리오를 작성해 보내오면 칠곡유선방송의 카메라맨이 하루종일 카메라를 메고 뛰어다니며 화면을 찍은 뒤 아나운서가 뉴스를 읽고 자료화면을 직접 편집해 내보낸다. 칠곡군내 2만8천여 가구중 70%에 이르는 가구가 유선방송에 가입해 이같은 지역소식을 2년여 전인 지난 95년 10월부터 매일 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같은 고지방송을 통해 범인을 잡기도 했다. 칠곡군 관내에서 발생한 상해치사사건에 대해 칠곡경찰서 형사계장이 방송에 출연, 사건개요를 설명하고 범행용의자의 이름 등 자세한 신상을 사진과 함께 수차례 방송하자 이튿날 범인의 부모가 아들을 데리고 와 자수시켰다. 칠곡군 내에서는 얼굴이 알려져 집 밖을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부모가 나서서 자수를 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가출소녀를 방송해 이틀 만에 찾은 적도 있고, 재는 어릴 때 헤어진 가족을 찾고 있는 부산에서 살고 있는 한 청년의 사연을 방송하고 있다. 이 청년은 16년전인 81년 초등학교 1학년때 「큰 강과 철교가 있는 곳」에서 살다가 기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해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왜관 근처에 자기의 가족들이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이산가족을 찾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신동해 칠곡유선방송 사장은 『최근에는 집을 나간 치매성 질환을 가진 노인을 찾는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는데 칠곡군 관내에만 계시면 보통 하룻만에 집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지역매체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고 『정부가 앞으로 이곳에 허가할 계획인 케이블TV도 이같은 지역매체로서의 기능을 감안해 해당지역 실정에 맞춰 지방자치단체별로 허가를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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