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28);마로테크

『한국형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개발에 사활을 건다.』

지난 94년 3월 설립된 (주)마로테크(대표 이형훈)는 회사 나이만큼이나 직원들의 나이도 젊다.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구성돼 있는 이 회사는 젊음을 무기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PACS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가 PACS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회사설립 전인 지난 93년. 당시 서울대병원 진단방사선과는 병원환경이 PACS 등을 이용한 의료정보화 추세로 급진전될 것으로 확신하고 G7과제 중 하나로 한국형 PACS 개발 및 구축작업에 돌입했는데 그때 컴퓨터관련 사업을 하던 이형훈 사장과 인연이 됐다.

PACS가 뭔지 처음 접하게 된 이 사장은 『PACS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가 전부 외제라는 것에 놀랐으며 PACS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한번 개발해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당시는 X선 촬영장치, 컴퓨터 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등 영상진단장치들의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이로부터 발생하는 진단필름의 수도 급격히 증가, 필름의 보관 및 검색 등 영상정보 및 진단정보 관리가 의료계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던 때였다.

이같은 문제점은 규모가 큰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의 경우 더욱 심각해 필름보관에 따른 분실의 우려는 물론 보관에 필요한 공간 및 인력도 많이 필요하게 돼 병원 경영수지를 악화시키고 의료사고 발생시 큰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PACS를 개발, 각종 의학영상들을 디지털 영상으로 컴퓨터에 저장하고 검색 및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PACS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던 단계였다.

이같은 사실만으로도 이 사장은 『반드시 PACS를 내 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그 당시를 회고했다.

이 사장은 곧 서울대병원의 한국형 PACS 개발 프로젝트에 참가, 하드웨어 개발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최초의 성과는 95년 국내 최초의 X선 필름 전용 스캐너(모델명 MTX-2000) 개발로 나타났으며 이어 초음파 영상획득시스템(모델명 MTSA-8), 임상 및 해부병리 이미지 획득, 전송시스템(모델명 MCPIA-1000) 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임상 및 해부병리 이미지 획득, 전송시스템은 기존 외국 제품보다 화질이 우수해 병리검사시 현미경을 보지 않고 대형 모니터상에서 진단할 수 있으며 여러 명이 동시에 판독할 수 있어 검사시간을 크게 단축, 종합병원 임상병리실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은 모두 풀(Full) PACS를 구축하기 위한 단계일 뿐이며 올해 그간의 성과물을 모아 상반기 중으로 10개 병동에 총 20세트의 PACS를 설치할 계획으로 있다. 그 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성능보완을 거쳐 서울대병원에만 총 30세트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마로테크 PACS의 장점은 영상 자료들을 압축시키는 기법이 뛰어나고 진단영상을 띄우는 시간이 짧으며 이미지가 좋으면서도 저렴하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실제 사용자인 의사들과 개발단계에서부터 협력해 프로그램 및 시스템을 설계했기 때문에 국내 병원환경에 가장 적합하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는 영업부가 없다. 아직 본격적인 영업단계는 이르다는 판단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는 품질에 자신이 있으므로 국내외 전문학회 및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의 피력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현재 8명인 의료영상연구소 연구원을 10명 이상으로 늘리고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는 것을 감안해 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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