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대형컴퓨터 시장에서 비균등메모리접근(NUMA)기법으로 설계된 유닉스 서버가 최근들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일부 기종에 한해 선택적으로 채용했던 NUMA기술은 이제 대형 엔터프라이즈급 서버에서부터 중형 서버까지 거의 모든 기종에 적용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NUMA기술이 현재 개발, 상용화된 중대형컴퓨터 설계기술 중 이론상 가장 우수한 기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전산 관계자들이 사이에 화제를 불러 일으키자 최근들어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이 기법을 채용한 서버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한국HP가 지난해 하반기경 NUMA기술을 채용한 대형 엔터프라이즈급 서버 「HP9000S크래스」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한 NUMA 서버 시장은 워크스테이션을 중점 판매해온 한국실리콘그래픽스가 NUMA방식을 채택한 유닉스 서버 「오리진」을 앞세워 NUMA대열에 가세함에 따라 본격 형성됐다.
그러나 한국HP와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NUMA방식을 채택한 제품이라는 점을 마키팅에 별로 활용하지 않고 있는 반면 NUMA를 강조하고 있는 업체는 현재까지 제품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데이타제너럴이다. 한국데이터제너럴은 지난해말경 「NUMA라인」이라는 독특한 조직을 결성해 NUMA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등 NUMA기술 확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데이터제너럴은 이달 중순경 본사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NUMA기술을 채용한 제품 발표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NUMA 서버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국데이터제너럴과 함께 NUMA기술 전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미국 시퀀트의 국내 공급선인 쌍용정보통신.
지난달 말 시퀀트가 NUMA기법을 채택한 대형 엔터프라이즈급 서버 「누마큐(NUMAQ)」를 발표한 것으로 계기로 쌍용정보통신은 이 제품을 국내에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쌍용정보통신은 「누마큐」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기존 중형급 서버 공급업체로서의 이미지에서 탈피, 대형컴퓨터업체로 거듭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쌍용정보통신 조성철 시퀀트사업 총괄이사는 『쌍용정보통신 시퀀트 사업부의 공략 대상은 한국IBM 등 대형컴퓨터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메인프레임 시장』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번에 발표된 「누마큐」는 가격대비 성능이 기존 메인프레임 보다 월등해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경쟁적으로 NUMA기술을 채용한 대형 서버사업에 본격 나서는 까닭은 NUMA기술이 현재 중대형컴퓨터에 주력 기술로 채택되고 있는 대칭형멀티프로세싱(SMP), 초병렬처리(MPP)기술의 장점 만을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존 중형급 유닉스 서버에 중점 채용돼온 SMP기술은 빠른 정보처리면에서 월등한 장점을 지니고 있으나 시스템의 용량 확장에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수퍼컴퓨터 등 대형 기종에 중점 채용돼온 MPP기술은 대량의 병렬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하고 시스템의 용량을 무한정 확장할 수 있으나 용량확장에 따른 비용이 크고 지원되는 응용 소프트웨어가 부족, 테크니컬 시장이나 일부 범용 시장에 사용되어 왔다.
NUMA는 빠른 정보처리 속도와 풍부한 응용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 SMP의 장점과 용량 확장에 한계가 없는 MPP의 장점만을 취합함으로써 「유닉스 서버는 중형급 시스템」이라는 이미지를 거의 탈색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공급업계의 주장이다.
즉 기존 SMP의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를 MPP의 용량 확장성에 얹어 메인프레임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NUMA기종은 아직까지 검증된 시스템이 아니고 각 노드에 산재되어 있는 메모리를 한 노드의 메모리처럼 운영하는 기술이 어려워 중대형시스템의 주력 기종으로 정착하기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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