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IBM 등 국내 3대 대형 PC업체들의 사업본부장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새해를 맞는 각오가 남다르다. 삼성전자의 독주에 대한 삼보컴퓨터와 LG-IBM의 거센 도전, 2위 자리를 둘러싼 삼보컴퓨터와 LG-IBM의 전면전 등 이들 빅3의 물고물리는 접전은 올 한해 PC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3대 PC 업체의 사업본부장으로부터 올해 필승전략을 들어본다.
<삼성전자> 강호문 전무(컴퓨터사업부장)
지난 1월 단행된 인사에서 삼성전자 컴퓨터사업을 맡게된 강호문 전무는 『경쟁업체들과의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 대고객서비스부문을 강화하고 제품품질의 획기적인 향상, 유통망확대 및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해 삼성 PC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주력하겠다』는 말로 올해 삼성전자의 PC사업방향을 밝혔다.
이미 2위업체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만큼 경쟁업체와의 판매경쟁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국내 PC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시장개방에 따른 외국 PC업체들의 공세에 국내 시장을 적절히 보호한다는 이른바 리딩기업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는 것.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했으며 올해에는 1조5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술적으로도 4백여명의 연구개발인력을 확보, 컴퓨터기술의 자립기반도 구축해 놓았기 때문에 내수시장 보다는 컴퓨터사업의 글로벌전략을 확대해나가는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수원공장 내에 노트북 PC생산라인을 새로 구축, 연 6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완비했으며 올해를 컴퓨터 수출의 해로 설정, 지난해 7만대에 그쳤던 노트북 PC의 수출을 30만대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 전무는 설명했다.
『컴퓨터사업은 삼성전자 멀티미디어의 중추 핵심전략입니다. PC는 D램 및 S램반도체, TFT LCD, 각종 ASIC, HDD, CD롬 및 DVD롬, 모니터 등 핵심부품 및 주변기기의 경쟁력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컴퓨터사업은 지난 95년 인수한 AST의 경영정상화와 밀접히 연관돼 있으며 삼성이 21세기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한다는 중장기전략의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컴퓨터사업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 강전무는 오는 2000년까지 노트북 PC분야에서 세계 3위의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노트북 PC 1백만대 생산체제를 구축,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삼보컴퓨터> 이홍순 부사장
『올해 PC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실물경기는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록 홈PC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들의 대체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여 시장규모는 예년과 같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보컴퓨터의 국내 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홍순부사장은 올해 국내 PC시장 경기를 이렇게 진단하며 기업시장을 적극 공략, PC전문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져 나가겠다고 올해 사업계획을 밝혔다.
『지난 93년까지만 하더라도 삼보는 국내 PC시장에서 절대강자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현재 삼성전자가 국내 PC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룹수요 등을 제외한 실판매대수는 삼보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문기업인 삼보의 올해 PC사업의 역점은 삼성전자나 LG-IBM 등 대기업들의 물량공세와 수적으로 많은 유통망에서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해 가느냐에 두고 있습니다.』
이부사장은 『대기업들에 비해 취약한 부문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쌓여진 PC사업의 노하우와 전문인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연말 영업대상별로 제품개발에서 영업에 이르는 모든 조직을 단일팀으로 일원화시킨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부사장이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계획 중의 또다른 하나는 유통점들의 질적 향상이다.
『지금까지 PC메이커들은 만들면 팔리는 시장구조 속에서 편안한 장사를 해왔던게 사실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하려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앞으로의 사업의 성패는 영업에 의해 좌우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삼보는 고객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장소에 PC 뿐만이 아닌 다양한 정보기기를 취급하는 대형대리점과 교육센터를 함께 개설, 고객들이 손쉽게 제품을 구입하고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텔레마케팅 등 새로운 영업방식 및 대리점들의 디스플레이를 개선하는 등 대리점들의 질적고도화를 적극 추진해 갈 것이라고 이부사장은 덧붙였다.
『최근 용산상가 등에서 LG-IBM PC가 많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실제 올 1월만 하더라도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평균 1.5배 이상 늘어나 올해 매출목표인 시장점유율 15%, 33만대 정도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 국내 PC시장 판도변화의 최대변수인 LG-IBM의 박기순상무는 최근 딜러 및 고객들이 보여주고 있는 LG-IBM에 대한 좋은 평가가 빠른 시간 내에 전국적으로 확산되도록 하는게 올해 사업의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 LG-IBM 사업의 중점분야는 데스크탑 PC 보다는 노트북 PC가 될 것입니다. 데스크탑 보다 노트북 PC에서 기술적으로 차별화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고객대상별로 적합한 다양한 모델들을 출시, IBM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국내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입니다.』
박상무는 올해 사업확대를 위해 한국IBM의 조직과 마찬가지로 영업조직을 가정, 대기업, 중소기업으로 구분하고 각 시장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며 이 과정에서 본사인 LG전자와 한국IBM의 영업망 및 영업력을 최대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본사에서 LG-IBM에 거는 기대는 무척 큽니다. LG전자가 C&C점은 물론 가전유통망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IBM이 중대형시스템영업사원들로 하여금 PC영업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박상무는 현재 LG전자가 개발한 NC(네트웍 PC) 및 휴대형 PC(HPC)의 국내 영업을 LG-IBM으로 이관하는 작업이 추진중에 있다며 이것이 완료될 경우 LG-IBM은 PC에 관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국내 최고의 PC전문회사로 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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