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업계와 통신업계가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 뛰어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관심의 주인공들은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업체인 인텔사와 미국 주요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컴퓨서브. 지금껏 대규모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광고에 익숙지 않은 컴퓨터 관련업체들이 이처럼 슈퍼볼 광고에 참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텔사는 지난 1월 8일 출시한 MMX 펜티엄 칩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광고는 멀티미디어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칩의 성능을 보여줄 목적으로 제작됐는데 인텔은 3월까지 미국은 물론 아시아와 유럽에까지 이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이 광고제작에는 2천5백만∼3천만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텔은 이번 광고에 코믹연기로 유명한 TV배우 제이슨 알렉산더를 등장시킨 데다 틴에이저들이 좋아하는 펑크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채택했다. 이런 방식은 지금까지의 컴퓨터광고에는 전혀 쓰이지 않았던 것이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95를 내놓았을 때 성냥갑에다 광고를 해 주위의 눈길을 끈 적이 있지만, 이번 인텔의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 컴퓨터업계가 새로운 광고전략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데니스 카터 인텔 부사장 겸 마케팅 이사는 『컴퓨터는 이제 80년대 후반의 제조업에서 소비재산업으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광고는 소비자에게 굉장히 효과적인 매체이며 새로운 제품에 대한 교육효과도 있다』고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코믹배우가 등장하는 데 대해서도 카터 부사장은 『우리의 목적은 유명배우의 명성을 이용하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 『단지 제이슨의 이미지가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더 잘 어울리기 때문에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MMX 펜티엄 프로세서가 기술관련 제품이기 때문에 이러한 광고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부사장은 펑크음악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컴퓨터에 관심이 높은 X세대와 젊은층에 대한 호소력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며 많은 청소년들이 그 노래를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텔의 이러한 시도는 컴퓨터업계가 새로운 경영전략을 도입하는 신호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한편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더불어 양대 온라인 서비스업체로 잘알려진 컴퓨서브도 슈퍼볼에 AOL의 문제점을 꼬집는 광고를 냈다.
이 광고는 처음에 15초동안 까만 화면이 계속되다가 잠시의 침묵 뒤에 인터넷을 접속하려면 컴퓨서브를 이용하라는 문구가 나가는 식으로 꾸며져 있다. 최근 말썽이 된 아메리카 온라인의 접속불량사태를 빗대 만든 이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다.
컴퓨서브가 슈퍼볼 광고에만 1백만달러를 쓴 것은 1억명이나 되는 시청자를 상대로 한 새로운 방식의 가입자 확보에 나서기 위한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AOL의 관계자는 컴퓨서브의 이 광고가 나간 뒤에도 자사 가입자가 줄어들거나 하는 큰 변화는 없다고 밝히고 광고효과를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컴퓨서브의 관계자들은 가입자에는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온라인과 인터넷도 작동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그들은 자신의 네트워크가 가장 믿을만 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그 초점이 있다고 밝혔다.
양대 온라인 서비스회사의 대결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경쟁의 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들 업체의 광고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은 컴퓨터산업이 「고부가 서비스」산업으로서의 위치를 새롭게 구축해가는 과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카고=이정태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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