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과제로 지난해 5월 개발한 차량항법용 수치도로지도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7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자동차부품연구원과 9개 업체가 공동으로 18개월간 총 3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개발완료한 수치도로지도를 차량항법시스템(CNS) 생산업체가 외면함에 따라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수치도로지도는 CNS 상용화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로 지난 94년 11월 자동차부품연구원과 서울대 도시공학과가 표준안을 마련하고 범아엔지니어링, 일진이 기술용역 사업자로 선정돼 현대전자, 쌍용정보통신, 만도기계, 삼성전자 등 9개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CNS를 개발한 현대전자, 쌍용정보통신, 만도기계, 삼성전자 중 현대전자만이 범아엔지니어링과 협력, G7수치지도를 컨버전해 사용할 뿐 대다수 업체는 이 지도를 외면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수치지도 및 전자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자사의 지리정보시스템(GIS)사업팀과 협력, 별도의 전자지도를 개발해 CNS에 적용하고 있으며, 만도기계는 미국의 GIS, GPS, CNS 전문업체인 노바와, 삼성전자는 일진과 협력해 별도의 수치지도 및 전자지도를 사용한다. 또 LG정밀과 내외반도체 등은 쌍용정보통신의 전자지도 및 소프트웨어를 지원받아 자사의 하드웨어에 맞도록 컨버전했다.
이처럼 CNS 개발업체가 G7수치도로지도를 외면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G7프로젝트로 개발한 수치도로지도에 다리의 하중, 높이, 노면상태 등 CNS용으로 필요치 않은 정보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둘째, CNS용 수치지도의 경우 정밀도, 정확도도 중요하지만 컴퓨터 및 하드웨어상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사용환경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 하드웨어와의 호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CNS 개발업체들이 최근 개발완료한 CNS에 내장한 전자지도는 전국 및 주요도시의 축척률이 각각 다르며 주요지형에 대한 표기방식도 다르다.
이들 업체는 G7수치도로지도를 자사 제품에 맞도록 일부 변경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비용 및 효율성면에서 자체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결국 CNS의 조기상용화를 위해 산, 학, 연이 공동으로 개발한 G7수치도로지도가 CNS 상품화 자체보다는 참고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용 지도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시되고 있다.
<김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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