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소프트웨어 박람회

지구상에서 문명의 이기를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 것은 지금부터 1백4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51년에 열린 대영만국박람회가 일류 최초의 산업박람회이다. 그 이후 박람회는 세계 곳곳으로 확산돼 산업사회의 풍요를 상징하는 인류의 거대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철도, 전기, 전화 등 수많은 기술문명이 산업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장을 마련한 것이다. 대영만국박람회가 산업사회의 문을 여는 서막으로 인식되는 것도 산업사회의 신문물을 쏟아내는 창구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전이를 알리는 세계 최초의 가상 박람회가 열렸다.

「지구촌을 위한 대중공간(The Public Park for Global Villige)」이라는 주제로 열린 「96 정보엑스포」는 20세기 말에 등장한 인터넷이 연출하는 우리 생활의 변화상을 단적으로 예시해 주었다. 컴퓨터와 통신이 어우러져 만들어 가는 정보사회에서는 박람회의 모습도 바뀔 수밖에 없다. 산업박람회가 특정 장소에 박람회장을 짓고 물건을 전시했으며 현지에 찾아간 사람만 관람할 수 있었으나 정보엑스포는 네트워크 상의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열리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의 벽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빛의 속도로 전세계 구석구석의 전시관을 찾아볼 수 있다. 정보엑스포는 산업박람회는 특성이 다른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올해 말쯤 특정기간을 소프트웨어 주간으로 선정하고 이 기간에 「소프트웨어 엑스포」를 열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아직은 구체적인 행사 계획이 나오지 않아 자세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전시회, 세미나, 정책포럼, 공모 및 경시대회, 인력박람회, 시상식 등이 소프트웨어 엑스포 행사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정부 차원에서 기획된 소프트웨어 엑스포가 단순한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된다. 소프트웨어엑스포는 산업 발전의 기반을 닦는 신호탄으로 작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제 무대를 배경으로 연출되는 산업박람회와 가상무대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엑스포의 장점을 각각 수용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알찬 기획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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