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전자제품에 대한 환경규제가 날로 강화되면서 국내 전자업계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떠오르고 환경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특히 EU를 중심으로 선진국에서는 포장재의 성분규제와 포장쓰레기의 회수 및 재활용을 제도화하고 있어 그동안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재활용 완충포장재에 대한 전자업계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이에 따라 포장업계는 여러가지 환경문제를 안고 있는 스티로폼을 대체할 무공해 완충포장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그 제품을 감싸고 있는 완충포장재가 제 몫을 못한다면 그 제품의 상품가치는 반감되기 십상입니다.』
포장재업계에 뛰어든 지 20년 만에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전자부품 PVC포장재 전문업체인 서호산업의 최명수 사장은 『좋은 포장재를 만드는 것은 국산 전자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이라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의 지적대로 수출시장에서 국산 전자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선 포장재의 경쟁력부터 갖추어야 한다.
수출시장에서 고객들은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을 비교하기에 앞서 그 제품의 포장재를 보고 상품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경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상품의 미관을 높이고 운반과정에서의 훼손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 못지않게 환경을 해치지 않는 무공해 소재를 사용했는지 여부가 보다 중요한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과 일본의 전자제품은 수출시장에서 우리 제품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호산업은 종업원이 14명에 불과한 영세한 포장재 전문업체이지만 기술력 하나로 버티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PVC나 PET 등의 소재를 이용한 포장재가 주목받기 시작하자 최근 2억5천만원이 넘는 과감한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설비를 자동화했으며 진공 성형기의 일부 핵심장치를 자체 개발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호산업은 완구, 식품,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모든 종류의 PVC포장재를 생산하고 있다. 요즘은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휴대폰 배터리케이스, 컴퓨터 키보드덮개, 노트북PC 완충재, ABS케이스 등 전자부품, 포장재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PVC포장재가 스티로폼의 대체용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완충작용이 뛰어나고 먼지를 방지할 수 있으면서도 부피가 작고 투명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PVC포장재는 스티로폼과는 달리 재활용이 손쉬운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출상품에는 필수적이다.
서호산업이 생산하는 PVC포장재가 다른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에 비해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최 사장이 2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급속 냉각장치 때문이다.
현재 특허를 추진하고 있는 급속 냉각장치는 환경오염의 주범인 프레온가스를 사용하는 칠나냉동기 대신 자연풍과 물을 이용해 포장재를 생산함으로써 제품생산 단계에서부터 환경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이 개발한 수랭식 급속 냉각장치를 이용해 포장재를 생산할 경우 PVC가 눌어붙고 기포가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포장재의 생명인 수축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서호산업이 생산하는 포장재는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고 반도체회로에 이상현상을 가져올 수 있는 정전기를 방지할 수 있도록 특수 코팅처리가 돼 있는 등 품질이 뛰어나 최근 주문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국내 포장재업계가 영세한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전자업계가 포장재의 중요성을 아직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큰 문제입니다.』
서호산업은 탄탄한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자체가 기술력보다는 인맥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탓이다.
『지금은 주문이 늘더라도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지만 20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끝까지 기술개발에 힘쓸 생각입니다.』
최 사장의 현재 가장 큰 바람은 대기업으로부터 기술을 인정받아 협력업체가 되는 것이다.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포장재 생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금형을 직접 제작해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에서다. 전화 (0351)42-7209.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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