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디지털 이퀴프먼트의 알파칩사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CPU)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 최고 50%라는 파격적인 알파칩 가격인하를 단행,가격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디지털로서는 97년을 맞는 심정이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알파칩은 인텔의 최고속 제품인 펜티엄 프로보다 2배나 빠르고 성능에서도 최고를 자랑한다.특히 64비트 알파칩은 선이나 휴렛팩커드 등 경쟁제품들중 컴퓨터 그래픽지원을 가장 완벽히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디지털도 알파칩을 주력제품으로 설정하고 지난 몇년간 성능을 무기로 시장 확대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지난해에는 그동안 서버에 주로 채용해 오던 알파칩을 데스크톱까지 확대, 이의 기반을 넓히는 데 또하나의 전기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CPU 시장은 철저히 규모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높은 가격은 알파칩의 점유율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됐고 따라서 시장판도에서는 여전히 열세를 면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가격이 훨씬 저렴하면서 몇개를 연결하면 성능에서도 알파칩과 맞먹는 펜티엄 프로의 존재는 알파칩의 입지를 여전히 궁색케 했다.
디지털은 또 윈도NT가 기업 컴퓨팅 운용체계로 급속히 세력을 넓혀 나갈 것이라는 점을 중시, 지난 4년간 알파칩을 NT에 연계하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 당초 디지털은 지난해말까지 컴퓨터시장에서 적어도 NT컴퓨터 5대중 하나,그러니까 20%는 알파칩을 채용케 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결과는 그지없이 실망적이다. 지난해말 현재 알파칩 채용률은 20대중 하나인 5%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것도 대부분이 디지털 자체 컴퓨터.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 디지털은 결국 가격인하라는 최후의 카드를 선택했다. 프로세서시장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선두그룹에 들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가격을 내려 많이 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가격인하로 기존에 6백95달러하던 3백MHz 알파칩의 경우 3백95달러로 43%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인텔칩에 대해서는 가격경쟁력을 상당히 만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알파칩 매출이 디지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수익면에서 가격인하로 인한 타격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이와 같은 큰 폭의 가격인하는 디지털로서 어느때보다 다른 의미를 지닌다.
알파칩을 프로세서시장의 핵심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느냐 아니면 주변부로 밀려나는냐 하는 기로에서 이번 가격인하는 그야말로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해석되고 있다.
컴퓨터제조업체들 사이에도 알파칩을 지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국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6월 디지털과 알파칩 라이선스계약을 체결,이의 생산을 조금씩 시도하다 올부터 이를 채용한 PC를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미쓰비전기도 알파PC 설계부문에서 디지털과 공동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그 밖에도 20여개의 중소업체들이 알파칩 채용 PC와 저가 웍스테이션 개발을 위해 디지털과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알파칩의 가격인하와 비슷한 시기에 IBM,모토롤러가 파워PC용 윈도NT개발을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힘으로써 알파칩은 이제 인텔칩과 대결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게 됐다.
그러나 데스크톱및 서버분야에서 대부분 유력한 PC업체들의 인텔칩에 대한 의존도는 아직 높고 이들간의 공조체제도 너무 굳건하다.
디지털이 또 하나 헤쳐 나가야 할 난관은 그동안 잘 팔리다 최근 들어 부진을 보이고 있는 알파칩 시스템 판매다. 디지털은 지난 6월말에 마감된 96회계년도에서 서버,웍스테이션을 포함한 알파칩시스템에서 전년비 23%정도 늘어난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그런대로 호조를 보였다.그러나 97회계년도 들어 1.4분기에는 매출이 형편없이 떨어졌고 2.4분기에 다시 11%증가로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는 지난해 초에 기록했던 30∼40% 신장률에 비하면 극히 저조한 실적이다.
아무튼 올해 알파칩 가격인하가 어는 정도의 약효를 발휘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제 많이 본 뉴스
-
1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2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3
美-中, “핵무기 사용 결정, AI 아닌 인간이 내려야”
-
4
5대 거래소, 코인 불장 속 상장 러시
-
5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6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7
아주대, GIST와 초저전압 고감도 전자피부 개발…헬스케어 혁신 기대
-
8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9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10
서울대에 LG스타일러 … LG전자 '어나더캠퍼스' 확대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