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독립프로덕션 형식으로 만화영화를 제작, 제작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아마게돈」이 최근 영화흥행을 결산한 백서를 발간했다. 이 백서에서 아마게돈측은 충격적인 내용까지 그대로 기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영화업계에서 밝히기 꺼려하는 경영성적을 그대로 공개하고 있는 것. 따라서 이 백서는 자료가치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 애니메이션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어 앞으로 산업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서내용을 일부요약 게재한다.
<편집자>
지난 94년부터 외부에서 자본을 끌어들여 국내 처음으로 대단위 프로젝트형식으로 추진된 만화영화 「아마게돈」의 경영실적은 요란한 출발과는 달리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세웠던 기획서에서 예상한 관객동원수는 서울지역 50만명과 이를 포함한 전국 관객동원수는 1백35만명. 그러나 실제 전체 입장관객수는 서울지역 약 7만명을 포함해 15만∼20만명선에 그쳤다. 따라서 영화상영 수익도 3억7천4백만원에 그쳐 제작비(12억5천5백만원)에 크게 못미쳤다.
「아마게돈」은 영화판권 6억4백만원, 캐릭터매출 2억9천8백만원을 각각 기록함으로써 영화상영 수익보다는 오히려 영화 외에서 수익을 더 올린 셈이다. 하지만 「아마게돈」의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지출된 총비용은 25억3백만원인 데 반해 총수익은 13억8천7백만원에 불과, 순손실금액은 11억1천6백만원에 달하고 있다.
「아마게돈」 프로젝트가 결과적으로 이처럼 당초 출발과는 달리 실패로 끝난 것은 우리 영화계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답습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백서는 『「아마게돈」의 흥행실패와 과다한 제작진행 비용이 맞물려 많은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마게돈」은 제작에서부터 흥행에 이르는 간접비로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영화제작 간접비인 흥행 및 일반관리비가 12억8백만원으로 전체 비용의 48.3%나 차지하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아마게돈」은 광고선전비와 흥행경비로 각각 4억8천8백만원(40.4%)과 2억5천2백만원(20.9%)을 사용했다. 그리고 기획인건비에 2억1천3백만원(17.6%)을 사용했으며 여비 및 접대비로 1억1천1백만원(9.2%) 등을 지출했다.
결과적으로 제작기획기간이 24개월이나 소요된 데다 제작과 캐릭터사업을 겸한 기획이라는 시스템적 요인 등을 감안한다해도 막대한 비용이 한 편의 영화를 기획하는 데 소요된 것이다. 특히 사전홍보가 많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선전비 등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든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즉 이 백서는 「아마게돈」의 실패요인으로 △사전준비 미흡에 따른 제작진행의 차질 및 제작기간의 연장으로 예상치 못했던 비용이 추가됐을 뿐만 아니라 △과다한 광고선전비, 특히 기획 당시 수립된 예산안이 현실성 없어 결국 무계획적으로 비용이 지출되었던 점 등으로 요약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 백서는 영화제작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선 제작과 기획을 분리하여 한 기획사가 동시에 여러 작품을 기획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과 아울러 저예산으로 애니메이션제작이 가능한 제작관련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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