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산기업계, 전국 면허시험장 주전산기 수주 경쟁 가열

15개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에 설치될 국산 주전산기 공급권을 놓고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대우통신 등 주전산기 4사들 간에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들 운전면허시험장은 그간 주전산기로 활용해온 국산 주전산기I이 노후됨에 따라 이를 새로운 기종인 국산 주전산기III로 교체하기 위해 최근 잇따라 입찰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국산 주전산기 4사는 시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공급업체가 확정된 운전면허시험장은 서울, 대구, 경기, 경북, 충북, 강원, 충남, 경남 등 8개 시도의 13개 시험장이며 부산을 비롯한 7개 운전면허시험장은 현재 입찰을 진행중이거나 발주를 준비중에 있다.

이미 입찰이 끝나 국산 주전산기III가 공급됐거나 공급중인 운전면허시험장별 공급업체를 보면 삼성전자가 전국 운전면허 내역을 총괄 관리하는 경찰청 본청용 주전산기를 비롯, 4개 서울시 면허시험장, 2개 경기 면허시험장, 2개 경북 면허시험장, 1개 충북 면허시험장 등에 총 9대의 국산주전산기를 공급,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우통신은 강원면허시험장과 대구 광역시 면허시험장에 각각 1대를 공급, 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LG전자는 충남면허시험장에, 현대전자는 경남 면허시험장에 각각 1대를 공급했다.

국산 주전산기업체들의 관심은 이제 인천 광역시 운전면허시험장 등 7개 시도 면허시험장용 국산 주전산기 7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그간 이 부문에서 절반 이상을 획득한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잔여 운전면허시험장중 50%를 획득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영업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위세에 늘려 자존심을 긁힌 현대전자와 LG전자는 나머지 7개 시험장 중 최소한 3개는 확보해야 체면이 설 수 있다고 보고 국산 주전산기 영업팀을 독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협소한 국산 주전산기 시장중 나름대로 공급이 손쉽다고 분석되는 운전면허시험장 시장에 밀릴 경우 향후 대량 물량이 예상되는 내무부, 건교부, 한국통신 등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전산기 3사는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주경쟁이 이처럼 과열되는 데다 각사의 자존심까지 겹쳐 일부 면허시험장에서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가투찰이 실시되는 등 과당경쟁의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주전산기업계의 영업담당자가 『면허시험장에 국산 주전산기를 공급하는 것은 단순한 경쟁 차원을 넘어 국산 주전산기 사업의 지속 여부와 직결된다』고 실토하고 있을 정도로 운전면허시험장 주전산기시장은 국산 주전산기 4사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이희영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