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AGC광역 삐삐 성능논쟁 가열

자동이득조정(AGC)회로를 내장한 무선호출기(삐삐)의 출시가 활발한 가운데 최근 AGC삐삐의 효용성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이동통신이 015기지국 주변에서 블랭킷 에어리어(전파장애지역)로 인한 수신저하를 막기 위해 도입한 AGC회로 채택 삐삐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전파음영지역에서도 획기적인 수신율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제기됐기때문이다.

현재까지 한국이동통신의 성능시험에 통과한 업체는 엠아이텔과 모토로라,팬택, 신호전자, 화승전자, 삼성전자 등 모두 6개사다.

또한 텔슨전자와 두원전자도 이달 들어 성능검사를 신청, 조만간 시험에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나머지 업체들도 AGC회로를 채택한 광역삐삐의 성능검사를 무더기로 신청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AGC삐삐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삐삐제조업체들의 AGC성능검사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최근 삐삐시장이 정체기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엠아이텔의 「어필」과 모토로라의 「리베로」 등이 월 5만대 이상 팔려나가고 일부 인기모델은 공급물량이 달릴 정도로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015무선호출사업자들도 덩달아 삐삐제조업체들에 AGC회로를 내장해 출시하도록 적극 권유하고 있어 앞으로 「012」와 「015」 양사업자 간AGC삐삐를 둘러싼 판촉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AGC회로를 채택한 삐삐가 전파장애지역에서도 완벽한 수신을 보장한다는 일부업체들의 과장된 주장과는 달리 만능꾼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기존의 삐삐와 수신율에 있어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이동통신이 현재 확정한 기술규격을 보면 「015」기지국 내 △반경 50m 이내에서는 기술규격이 없으며 △반경 50~1백m 이내(제2사업자 전계강도가-18dBm~-30dBm) 012의 전계강도가 -75dBm~-95dBm시 수신율이 80% 이상 △1백~2백m 이내(-25dBm~-40dBm) 012의 전계강도가 -75dBm~-95dBm시 수신율이 90%이상으로 각각 돼있다.

따라서 기지국 50m 이내에서는 기술규격이 없는 것은 AGC삐삐나 일반 삐삐나 수신율이 현저하게 떨어져 심지어 아예 수신조차 안되는 경우가 더 많아일반적으로 알려진 효용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수도권지역의 경우 015기지국 90개소의 반경 50m 이내에서는 AGC삐삐라도 012삐삐는 무용지물인 반면에 012기지국 1백5개소 반경 50m 이내에서는 015삐삐도 먹통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다 나머지 거리에서도 양자간의 전계강도가 일치할 경우에만 수신율이보장되지 만약 한 가지라도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수신율은 현재의 수치보다 훨씬 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는 최근의 전파환경이 날로 고도화, 복잡화돼 가는 과정에서 평균 8만원을 웃도는 비싼 삐삐를 소비자들이 부담하고도 그에 상당한 효과를거두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AGC회로를 내장한 삐삐가 없는 삐삐보다 전파장애를 덜 받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AGC삐삐가 완벽하게 전파음영지역을 커버해주는 요술방망이는 결코 아니다』라고 밝혀 최근에 일고 있는 AGC삐삐의 만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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