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서비스 요금의 자율화

정보통신 사업자에 이어 서비스 요금제도까지 자율경쟁 방식으로 바뀌고있다.

정보통신부는 통신사업자 독점시대에 맞게 만들어진 현행 통신서비스 요금제도를 사업자 경쟁원리가 갖춰진 국제, 시외, 이동전화 및 무선호출 분야에대해 원가에 근접하는 가격 상하한제와 신고제를 병행 도입하는 형태로 개편가닥을 잡고 이를 산하 통신개발연구원을 통해 26일 공청회에서 발표한 데이어 각계의 의견 수렴작업에 들어갔다는 보도이다.

이번 정보통신서비스 요금제도의 개편안은 그동안 사업자 위주로 편성됐던요금체제를 소비자 위주로 전환하고 여기에 원가개념을 도입, 사업자간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것이 골자다. 통신개발연구원이 제시한 시행시기를 고려할때 이동전화, 무선호출, 국제전화는 연내에, 시외전화와 시내전화는 내년과98년 이후 각각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서비스 요금체계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어느 의미에서 보면이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이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사업자들간 실질적인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러한 정책 개편방안은 통신서비스시장 개방을 앞두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매우시의적절하고 향후 국내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대한 계기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정보통신서비스 요금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현행 요금제도로는통신시장 대외개방에 대비한 국내 통신사업자의 경쟁력 강화와 이용자 위주의 요금제도 지향, 정보사회에 대비한 정보기반 확충 등 정보통신정책의 기본방향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이다. 특히 원가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사업자와 정부간 요금에 관한협의가 관행화돼 있어 경쟁시대에 걸맞은 요금경쟁이 활성화하지 못했다는분석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또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통신요금 수준을 결정하는 현재의 보수율 규제방식 요금제도가 사업자들에게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동기를 부여하지 못했다는 점도 한 이유로 지적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번 정보통신서비스 요금제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할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냐는 점이다. 두말할 필요없이 통신서비스 사업자간가격 및 서비스 경쟁을 유발시켜 사용자인 국민들이 더 싼 값에,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경쟁체제의 이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신세기통신이 요금을 대폭 인하해 한국이동통신과 서비스경쟁이 붙었고 이는 결국 그들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이익으로환원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요금체제 개편안은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문제점도 없지 않다. 통신서비스 요금체제 개편안이 「소비자 위주로 개편한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다분히 「사업자의 수익성을 고려한 임기응변식 개선」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실제 시내전화 요금이 적자라는판단자료를 단순히 시내전화 독점사업자인 한국통신이 제출한 자료에 의존했고 이동통신 요금자료도 실질적인 독점업체인 한국이동통신의 통계에 따라만들어졌다. 신규 통신사업자들이 이번 개편안의 기본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반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마디로 객관적인 실사도 하지 않고 사업자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합리성을 갖추기 위해 억지로 꿰맞혀진 듯한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이번 통신요금 개편안의 기본방향은 그대로 유지하되구체적인 실행에 있어선 공정경쟁 환경조성 등 자율경쟁체제를 무리없이 정착시키기 위한 제도적, 환경적 보완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사업자들의 담합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감독 강화방안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

사업자들은 98년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 경쟁시대에는 서비스 품질 및 요금체제를 스스로 갖춰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번 통신요금 개편작업이 정보통신기반 확충은 물론 국내 정보통신서비스를 선진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