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然中 한국발명진흥회 회원사업부 차장
매매는 흥정을 통해 서로의 조건을 맞춤으로써 성사된다. 고기를 팔고 싶어하는 사람과 고기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만날 때 흥정이 가능하고 거래가 성립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보편적인 시장의 형태이다.
아이디어 개발과정도 발상가와 그것을 상품화하는 기업간 아이디어 매매로부터 시작되므로 넓은 의미에서 시장과 같은 모습으로 운영된다고 할수 있다. 즉 아이디어를 팔고자 하는 자와 아이디어를 사고자 하는 자가 만나 거대한 아이디어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공개적인 아이디어 공모나 갖가지 제도적인 통로를통해 기업과와 발명가들을 이어주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보편적으로 이 아이디어 시장의 규모가 크고 개방적일수록 그 국가의 기술개발 잠재력이 크며 상품시장도 다양하고 넓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 아이디어시장에 대한 평가가 그리 긍정적이지는 못하다. 오히려 「신기술 개발능력이 부족하다」라는 핀잔을 듣고 있다. 아이디어 개발 부분에 턱없이 낮은 낙제점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제일 큰 이유는 무엇보다 아이디어 제공자인 시중의 발명가와 아이디어 수요자인 기업의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즉 아이디어를 살고 파는 시장통로가 열려 있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발명가와 기업은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 작업을 생략한 채 같은 길을 따로 걷고 있다. 우매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기업은 시중의 발명가들이 발굴한 값진 아이디어들을 이용하지 못하고 쓸데없이 정력 낭비를 하고 반대로 발명가들은 기업이 요구하는 아이디어는 뒤로한 채 다른 부부네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백날 노력해봐야헛일이며 신기술 개발에도 기업과 발명가 간에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하는것이다.
특이한 디자인으로 세계 최고의 상품이 된 루드의 코카콜라병도 루드 자신이 기업이 원하는 부분에 충실했기 때문에 얻어낸 성과물이다.
당시 코카콜라사가 음료수 병의 디자인을 공모하며 내건 조건은 「아름다운 모양일 것」 「음료수의 양이 적게 들어갈 것」이었다.
루드가 여자 친구의 뒷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디자인했다는 병 모양도 우연히 얻어진 결과라기보다는 이 두 조건에 충실한 아이디어 개발과정에서 나온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기업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한다면 천덕꾸러기 역할밖에 할 수 없다. 결국 머리속에서 명멸하는 수 많은 잡념에 불과한 것이다.
이것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면 루드와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기업이 가지고 있는 판매루트나 공장설비, 기술수준, 혹은 기업에서 개발한 소재를 이용하여 기업이 요구하는 아이디어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발명가 자신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만에 빠져 주위를 돌아보지 않는 안일함에서 벗어나 기업의 요구에 부응하는 일신의 자세가 필요하다.
발명은 책상 앞에 얌전히 앉아서는 결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부지런히발로 움직이고 섭취해야 한다. 기업에 대한 정보도 이를 통해서 얻을 수있다.
높게만 여겨지는 기업의 문도 실상은 활짝 열려 있다. 문 자신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기업의 입맛에 맞느냐 하는 것뿐이다.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보자. 혹시 싱거운 입맛을 가진 손님에게 짠 음식을선보인 것은 아닌가. 손님을 맞는 주인의 기분으로 나의 아이디어를 기업에선보이자. 발명 선진국인 미국이나 일본이 부럽지 않은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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