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람컴퓨터, 이야기7.3 으로 재기 노린다

「이야기 5.x」를 통해 90년대 초반 국내에 PC통신 열풍을 몰아왔던 소프트웨어업체인 큰사람컴퓨터가 강력한 기능을 채택한 새로운 통합 에뮬레이터「이야기 7.3」을 내놓고 재기에 나섰다.

오는 8일 발표와 함께 출하될 이야기 7.3은 도스환경만 지원했던 기존 제품에 비해 윈도3.1과 윈도95 등 윈도환경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가장큰 특징이다.

큰사람컴퓨터는 특히 이야기 7.3을 통해 이 회사가 그동안 내걸었던 기업모토 「한글 풀그림(소프트웨어)의 자존심」에 걸맞는 소프트웨어개발사로서자리굳히기에 나서는 한편 PC통신 열기를 불러온 「이야기」의 신화를 다시창조해내겠다는 의욕에 차있다.

지난해 6월 「이야기 7.0」 발표 이후 1년 만에 내놓는 이야기 7.3의 주요기능들은 크게 플랫폼 지원기능, 고속 멀티미디어 지원기능, 인터넷 연계기능, 다양한 유틸리티기능 등 4가지로 나뉜다.

강력해진 플랫폼 지원기능으로는 윈도3.1과 윈도95환경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사용자인터페이스를 개선했고 자체 한글코드(표준 조합형)를 내장, 어떤 언어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들 수 있다.

고속 멀티미디어 지원기능에서는 자체개발한 글자출력함수 및 32비트 입출력기능을 채택, 출력속도를 크게 개선했고 최고 26분의 1까지 압축할 수 있는 국제표준 MPEG 음성압축 송수신기능을 실현했다.

또 멀티미디어 전용 프로토콜인 「K모뎀」기능을 개선, 하이텔 등 대형 전자게시판(BBS)에서 소규모 BBS까지 멀티미디어 전송을 가능케 했고 고속 화상 및 음악통신 지원기능 등을 강화했다.

유연한 인터넷 연계기능에서는 「윈속」 등 인터넷 접속용 소켓프로그램을기본 내장, PC통신 이용자의 인터넷 접속에 대한 번거로움을 해소했고 PC통신중에 월드와이드웹서비스에 접속할수 있도록 해주는 브라우저호출기능도추가됐다.

이밖에 유틸리티로는 여러개의 문서 창이 지원되는 자체 워드프로세서, 일대일 바둑 및 장기 프로그램, 전자수첩, 일정관리프로그램, 자바와 유사한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스크립트 언어 「혼자말」 등이 있다.

한편 「이야기」는 원래 88년 경북대학교 학생 동아리였던 하늘소팀이 공동 개발한 도스용 PC통신 에뮬레이터로서 변변한 국산 소프트웨어 하나 없던당시 국내 컴퓨터환경에서 일반사용자들에 무료로 제공돼 산업적·사회적으로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버전 5.3까지 무료로 제공되다가 하늘소팀을 이끌던 황태욱씨 등이 학교를졸업하면서 이 제품의 상업화를 시도, 93년에 버전 6.0을 내놓았지만 크게주목받지 못했다.

큰사람컴퓨터는 지난 93년 「이야기6.0」을 내놓으면서 황태욱씨를 주축으로 설립된 회사로 설립 당시에는 2∼3명의 개인기업으로 출발했다가 지난 7월 4일 법인으로 전환, 현재 23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야기 7.3 외에 개인일정관리·급여근태관리·자동응답시스템 등 업무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큰사람컴퓨터는 특히 이야기 7.3의 발표를 계기로 그동안 이 제품의 지명도에만 의존해오던 소극적 영업 전략을 탈피, 대기업 위주의 고가 번들 영업전략을 도입키로 하는 등 제품 뿐 아니라 기업이미지 자체의 변화를 함께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는 나우콤·유니텔·천리안·하이텔 등 PC통신회사들이 독자 개발한 전용 에뮬레이터를 가입자들에 무료로 제공하는 상황이어서큰사람컴퓨터의 이번 재기노략이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좀더 두고 보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