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은 기득권 싸움이다. 후발사업자가 제1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앞지른 경우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기 힘들다. 어떤 종류의 통신 서비스를막론하고 후발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20%를 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경쟁을 도입한 시외전화 및 이동전화 분야의제2사업자들이 겪고 있는 영업 부진은 정도가 심한 편이다.
일각에서는 『통신사업 경쟁 도입으로 인한 효과가 거의 없는 것이 아니냐』고 말할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우선 올해 초부터 시외전화 사업을 시작한 데이콤의 경우, 초창기 반짝하던 시장점유율이 시간이 흐를수록 급감하고 있다.
서비스 첫달인 1월 6.0%를 기록해 데이콤을 들뜨게 만들었던 시외전화 시장점유율은 2월 5.9%로 0.1%포인트 감소한데 이어 3월 4.3%, 4월 3.3%, 5월2.9%, 6월 2.5%로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월별 매출액도 1월 2백28억원에서 6월에 1백22억여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연초에 잡았던매출목표 달성 가능성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자체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4월부터 서비스를 개시한 이동전화 제2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은 형편이 더욱어렵다.
1백일을 넘긴 현재 신세기통신의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3만명을 겨우 넘긴정도다. 디지털 가입자만 10만명을 넘긴 한국이동통신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전화 서비스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맞는 신세기통신의 영업부문 직원들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신규 가입자 증가세조차 시원치 않은 상황에서 신세기통신을 떠나는 해지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기통신에 따르면 6월 중순까지 평균 3% 수준에 머물던 가입 해지율(신규 가입자 대비 해지자)이 6월말 이후 급증, 1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당초대로 서비스 일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데다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지 못한 것도 가장 큰 원인이다. 신세기통신이 겪고 있는 시장 진입 장벽의 원인은 데이콤과 다소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시외전화의 경우에는 082라는 망 식별번호를 더 눌러야 하는 불편함이 표면적인 이유다. 여기에 국제전화에서 30%라는 시장을 빼앗긴 한국통신의 텃세가 가세되면서 시장점유율 2.5%라는 참담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전화 제2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은 이동전화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전국망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서비스를 시작한 데다 제1사업자의로밍협상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겪고 있는 사업 부진의 골이 너무 심하다는 점이다. 양 사업자 모두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사업권 반납을 검토하지 않을수 없다」는 극한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올 들어 통신사업을 시작한 2개 제2사업자가 극심한 시장 진입 장벽에 부딪치는 것은 정부가 통신사업부문의 경쟁 도입 정책을 시작한 이래처음 나타나는 이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경쟁사업자를 허가한 국제전화의 경우, 제2사업자인 데이콤이별 무리없이 시장 진입에 성공,30% 안팎의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고무선호출 부문도 각 지역별로 제1사업자에 맞먹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2개의 제2사업자가 활동하는 수도권 지역 무선호출 사업의 경우,제2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제1사업자를 앞지르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제2사업자의 진입 장벽은 통신사업의경쟁도입이라는 새로운 실험이 실시된 이후 최우선 해결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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