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삐삐문화 바로 세우기

1982년 국내에 무선호출서비스가 보급된 이래 14년 동안 소위 삐삐라 일컫는 무선호출은 「하루 평균 호출빈도 4.6콜과 전국 무선호출 보급률 24%로세계 1위(도시국가인 홍콩·싱가포르 제외)」라는 성과를 거두며 보편적 대중통신서비스로 성장해 왔다.

기능면에서도 번호가 찍히는 단순한 호출기능에서 문자서비스 도입으로 생활의 주요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발전하고 있다. 하루의 날씨, 주요뉴스,주식정보, 환율시세 등 각종 정보제공뿐만 아니라 음성, 영상, 데이터 등을담아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양방향방식의 멀티미디어로 발전을 위한 기술개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삐삐의 보급은 「삐삐삐」울리는 무선호출 소리에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호출기를 들여다볼 만큼 우리의 일상에 널리 확산돼 있다. 언젠가부터는 「삐삐세대, 삐삐문화」라는 말까지 사람들 사이에 膾炙되고 있을 정도다.

삐삐에 의해 나타난 생활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제는 필요하다.

진정한 의미의 문화라는 말로 사용되기 위해서도 그 영향에 대한 구체적인연구와 논의가 선행되고 그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타나야만 한다. 특히 무선호출에 대한 부정적인 요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소년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 심도 있는 관찰이 있어야겠다. 「내일의 기둥인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이며, 무엇을 해주고 있는가」 각자 한 번쯤 되짚어 보고 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무선호출서비스 사업을 하는 한사람으로서 우선 세 가지를 말하고 싶다.

첫째,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사업자들은 무선호출보급 확대가 미치는 그 영향을 파악하지도않고 각종 이벤트를 통해 치열한 가입자 확보경쟁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무선호출관련 업체들도 이들의 사용형태에 대한 자발적인 분석을 통해 보다적극적인 역기능 방지책을 찾아 청소년문화의 긍정적인 부분으로 자리잡도록새로운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업체뿐만 아니라 사회 각층에서도 무작정청소년에게 좋지 않다라는 편협한 시각을 버리고, 청소년들도 나름대로의 인격체로서 통신利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할것이다.

둘째, 청소년을 위한 각종 정보통신관련 행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부모님과 함께 하는 자리를 통해 통신利器 사용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다양한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문화행사를 열어야 한다. 또한 급변하는정보통신시대에 보다 빠르게, 보다 올바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차근차근 만들어 간다면 미래의 국내통신산업을 이끌어갈 꿈나무들의 자질을 키우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셋째, 통신의 안전지대로 이끌어 낼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음담패설 녹음 등의 장난 금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이용 등 무선호출을지각 있게 사용하려는 자세를 갖도록 각종 캠페인을 마련하고, 개인정보의유출 등에 대한 철저한 법적인 대책 등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를 매듭짓지않고 무작정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므로 사용하지 말라는 식의 논리는그 타당성이 없다. 해결 방안을 적극 연구·검토하고 나서 거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무선호출 가입자 1천1백만명! 대한민국 국민 4명당 1명꼴로 무선호출이 보급되어 있는 현 시점에서 「삐삐의 영향」이라는 부분에 이제는 새로운 시선이 모아져야 한다. 생활 속의 통신기기로 무선호출이 진화되는 동안 우리가간과해온 부문인 「무선호출보급 및 저변확대에 따른 생활문화의 변화와 그영향」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삐삐의 영향」이 긍정적 평가를 받아 진정으로 참된 현대문화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도록무선호출 관련업체는 물론, 각종 사회단체, 유관 부서 등 각계의 자발적인관심과 정성이 쏟아져야 할 것이다.

〈나래이동통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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