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잇따른 D램 감산..97년 시장 어떨까

지난 5월 일본의 히타치제작소를 시작으로 세계 주요 반도체생산업체들의D램 증산동결 및 감산계획 발표가 잇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램가격은하루가 다르게 하락해 4MD램은 물론 16MD램조차도 손익분기점으로 일컬어지는 「1M당 1달러」선이 무너졌다.

최근에는 64MD램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 반도체생산업체들을 긴장시키고있다. 현재 발표된 16MD램 감산계획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될 내년 D램시황은 대만업체들의 D램생산과 세계PC시장의 향방이 최대변수로 작용할전망이다.

반도체생산업체로부터 물량을 확보해 수요업체들에 공급하는 중간유통업체들은 지난해 중반까지 「가격보다 수량확보가 우선」인 분위기 속에서 수요업체들을 상대로 주도권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올들어 D램이 공급과잉으로돌아서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D램공급가격을 출하직전에 협상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일본 반도체 중간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반도체 수요업체들이 수개월 후 필요하게 될 수량에 대해서만 밝히고, 구체적인 가격은 출하직전에결정하기를 원한다. 출하직전 가격교섭시에도 「당신들은 현재 얼마에 공급하고 있는가」라며 가격에 따라 언제든지 거래처를 바꿀 수 있다는 태도를보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역전된 상황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상황이 이러하므로 가격하락은 너무나 당연하다.

공급과잉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반도체생산업체들은 지난 5월부터 이미 구세대제품이 되어버린 4MD램은 물론 16MD램의 감산 및 증산동결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국내 1위인 NEC는 美·日 4개공장의 조업을 8월 한달동안 중단, 현재월 1천1백만개를 생산하고 있는 16MD램을 월 9백만개 규모로 잠정적으로 감축할 예정이다. 8월이후 월 1천1백만개 규모 생산체제로 복귀할 계획이지만,올해말까지 월 1천8백만개 규모로 늘리려던 당초계획은 현 수준으로 동결키로 했다.

증산동결을 가장 먼저 발표한 히타치는 연말경 월 1천5백만개까지 늘린다는 당초계획을 월 1천만개 규모로 하향조정했다.

도시바와 후지쯔는 올해말까지 16MD램 생산규모를 월 1천만개로 늘린다는당초계획을 변경, 각각 8백만개로 축소조정했다.

미쓰비시電機도 내년초까지 16MD램 월 생산규모를 1천3백만개로 늘릴 계획이었으나, 이를 월 1천만개로 줄였다.

일본 반도체 5社의 이같은 움직임은 D램생산 억제를 통해 수급상황을 개선, 가격하락을 막아보겠다는 전략이다.

4MD램 가격은 지난해 말 13달러 전후였던 것이 현재 3분의 1수준인 4∼5달러로 급락했다. 16MD램 가격도 지난해 말 약 45달러에서 현재 15달러 전후로까지 하락했다.

이들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최근 차세대 D램으로 시장에 갓 진출한 64MD램의 가격도 급속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일본 대형수요처 직거래가격은 지난해 말 개당 6백30달러에서 1백35∼1백80달러선으로 70%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6월 약 34%를 기록한 16MD램 가격하락률이 7월들어 약 11%수준으로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일본업계관계자들은 美마이크론 테크놀로지社와 관련한 덤핑제소문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일시적 가격상승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세계적인 반도체시장 통계예측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WSTS)는 올해 D램시장 성장률은 마이너스 2.3%, 내년에도 마이너스 0.3%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D램 감산계획 효과가 본격 나타나게 될 내년도 D램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대만업체들의 본격적인 D램시장 참여이다. 대만 반도체업체들은 지금까지 PC용 칩세트와 S램 등을 주로 생산해 왔으나,내년부터는 D램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대만업체의 D램생산기술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대만업체들로서는 향후 16MD램 제품의 주류를 이룰 고급제품에 대응하기는 아직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으나, 16MD램 공급량이 증가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D램시장 회복의 열쇠는 역시 수요가 쥐고 있다. 따라서 D램시장은 전체 D램생산량의 50%를 소비하고 있는 PC시장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D램시황 악화도 지난해 크리스마스 호황기의 PC판매부진으로 인해재고를 안게 된 美 PC업체들이 올해초 현물시장에 D램을 대량 방출한 것이도화선이 됐다.

D램시황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세계PC시장은 아직 견실한 편이라고 볼 수있다. 지난해 윈도95붐이 일단락되면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PC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국시장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 지역 PC시장은 아직 높은 성장이이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지역은 올해이후 그 성장추세가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PC에 표준탑재되는 메인메모리의 용량확대도 D램시황의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메인메모리에 표준탑재되는 16MD램 개수가 기존 4개에서 최근8개로 증가했다. D램 표준탑재량 증가는 곧 D램 소비량 증가를 의미한다.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 윈도95 등 OS의 성능고도화로 한층 가속화될 것이다.

최근 발표된 16MD램 감산계획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될 내년도 D램시장은 대만업체들의 D램생산 본격화에 따른 공급증가라는 악재와 세계 PC시장 확대 및 PC대용량화에 따른 D램 소비증가라는 호재를 동시에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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