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유통의 요람 전자상가 지상여행 (1);전자랜드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용산전자상가가 설립된 지 10년이 됐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듯 초창기 청과물시장이 오늘날 전자유통의 메카로 바뀌었다. 대규모 상가수만해도 6개가 넘어서 이젠 규모로나 취급품목으로나 비교할 데가 없다. 전후 한때 남대문시장을 일러 입구에서 끝까지 훑어보면 탱크를 조립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젠 용산전자상가의 전 상가를 뒤져보면 인공위성을 띄울 수 있다는 한 차원 높은우스개가 나올 때가 됐다. 그만큼 전자유통시장이 커졌다. 용산전자상가 외에도 서울의 동서남북 4대권역에 속속 신흥 전자상가가 생겨나고 있고 지방대도시에도 대규모 전자유통상가가 등장하고 있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전자유통상가의 현황과 향후계획을 특집시리즈로 엮어 본다.

〈편집자 주〉

세탁기 구입을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주부 신모씨는 용산전자상가를찾았다. 지하철 신용산역에서 내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굴다리를 지났다. 곳곳에 웅장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복잡한 형상이다. 주위를 둘러보던 신씨는 TV광고를 통해 자주 보았던 상가를찾았다. 흰색 원통형 건물이 우측에 솟아 있고 천연색 마크가 선명한 상가다. 그 곳이 바로 「전자랜드」다. 아기코끼리의 역동적인 동작이 동화나라를 연상케 했다.

신씨는 세탁기를 구입했다. 상품 선택에서부터 배달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쇼핑이 가능했다. 여러 메이커의 다양한 상품이 화려한 조명 아래 전시되고있어 세탁기를 구입하러온 신씨는 좀 더 시간을 내 아이쇼핑을 즐겼다. 용산전자상가를 한번이라도 다녀간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그려낼 수 있는 이야기다. 하루에도 용산전자상가를 찾는 소비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제품을 구입하러 오고 또는 AS를 받으러 오기도 한다. 부품을 구입하러 오고전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신제품을 구경하러 온다. 그러나 정작 용산전자상가의 상가별 특성이나 취급품목 등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심지어 일부 고객들은 용산전자상가 전체를 전자랜드로 착각하는경우도 있다.

전자랜드는 종합전자 양판점이다. 일반 대리점이 한 회사의 제품만을 취급한다면 양판점은 여러 메이커 제품을 다양하게 취급한다. 가격도 평균 10%이상 싸다. 이러한 장점을 무기로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전자랜드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심심찮게 나오는 TV광고로도 전자랜드를 아는 사람은 많다.

여의도서 넘어오는 원효대교의 끝자락부터 시작되는 전자랜드의 입지여건도 「얼굴알리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용산이라는 대단위 밀집형의 전자상가에 국내 최대의 양판점이 길게 뻗어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기때문이다.

전자랜드는 고려제강그룹의 계열사로 88년 6월에 개장했다. 서울전자유통이 관리를 맡고 있으며 전국에 12개 지점을 두고 있다. 용산 전자랜드는 상가 전체가 직영점이 아니라 층별 약간 평수의 직영점만 있고 나머지는 임대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하 1층은 컴퓨터 및 일반부품 매장과 게임기기·게임SW 매장이 들어서있다. 컴퓨터를 자기 손으로 꾸미려고 한다면 이곳을 찾는 게 좋다. 또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도 구입할 수 있다. 1층은 가전전문점과 통신·사무기기·혼수예물 직영점인 「마리아쥐」가 있어 혼수가전 원스톱쇼핑 체제를 갖추고 있다.

2층은 국내외 AV매장을 중심으로 활발한 영업을 펼치고 있으며 3층은 컴퓨터 전문매장. 직영점인 「인포마트」가 있고 임대 업체들이 컴퓨터와 관련된HW·SW·주변기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신관 4층은 컴퓨터 관련 제품과 사무·통신기기, 문구, 서적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신관 5층은 종합가구 전문매장이 예비 신혼부부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신관 6층은 이벤트 홀이다. 가상현실 체험관인 「어뮤즈 21」과 식당, 이벤트 플라자 등이 각종 행사를 치르는 장소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신관 6층의 「어뮤즈 21」은 VR(가상현실체험)와 레이저볼관(서바이벌 게임)으로 나뉘어 성인오락의 새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전자랜드는 국내 최대의 전자전문 양판점인 만큼 유통시장 개방에 대한 대비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시도하는 대비책은 지방점개점을 통한 지역거점 확보다. 부산점 3곳을 필두로 중부권역의 평택점, 안양점, 이천점과 경북상권을 포섭할 포항점, 경남상권을 수용하는 울산점과서울 동서남북 4대권역에 각각 구의점, 녹번점, 강남점, 장안평점을 두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2곳 이상의 신규점 개설을 목표로 활발한 개점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자랜드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발길 닿는 곳이면 어디든지 전자랜드가 존재한다는 목표로 지역거점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미래 유통시장의 선구자로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자랜드는 PC홈쇼핑, 인터넷 판매 등 미래 유통환경에 적응키위한 준비작업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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