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시대 기행] SW시스템의 출현

허문행

라디오라는 전자제품이 처음 선보이면서 공중에 떠다니는 전파를 소리로재생하여 우리에게 들려주었을 때 그것은 가히 귀신의 장난임에 틀림이 없었다. 이런 귀신의 소리를 함께 듣고자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들곤 하던 그런때가 그리 멀지않다. 이러한 라디오 기술은 반세기도 안되어 텔레비젼으로, 그리고 개인용 컴퓨터로, 가까운 미래에 쌍방향 멀티미이어시스팀으로 우리의안방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와같은 전자기술의 급속한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먼저 저렴한원가로, 고품질의 기기를, 신속히,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고도의 생산제조기술이 요구되었다. 처음에는 생산공정의 개념없이 제품을완성하던 생산기술에서 출발하였으나 급속히 변화하는 기술에 대처하기 위하여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작업으로 전체 제품을 기능별로 세분하고이를 개별 독립적인 기능으로 부품화하여 생산라인화 하도록 하였으며, 이와같이 독립적으로 생산된 부품을 이용하여 최종 완성품을 조립작업으로 완료될 수 있도록 생산기술을 발전시키기에 이르렀다.

이때 새로운 신제품을 신속히 개발 생산하여야 한다는 측면과, 개발되는부품의 라이프사이클은 가능한 수명을 오래 유지토록 하여 제품의 원가를 절약해야 하는 두가지 과제를 함께 해결하여야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제품에 대한 전체기능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기능별로 모듈화하여하나의 모듈에 여러가지 복합된 기능들을 최대한 수용하도록 하는 방안으로여러 기능이 한곳에 집적되도록 하는 보드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PCB(인쇄회로기판)라는 것을 탄생시키므로써 신제품 개발의 신속성과 기존 개발제품의수명을 최대한으로 유지할 수 있는 2가지 상반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과 정보화사회의 안정적 구축을 위하여 점차 대형화, 복잡화 되어가는 우리의 소프트웨어의 구조도 이와같은 기술체계를 도입하여야 할 것이다. 즉, 선진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보편화되어 있으나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소프트웨어 아키텍쳐의 설계와 이에따른 플랫폼의 구현이다. 그것은 정보사회의 사회적 기능 하나를 소프트웨어로 구성한다고 가정했을대, 소프트웨어 규모가 C언어 코드인 경우 약 1백만 라인 이상을 차지하며, 인간의 시각에 의한 두뇌로 한눈에 기억속에서 논리를 파악할 수 있는능력이 약 1페이지 미만(약 50라인)이라는 학자들의 주장을 감안할 때, 기존방식(플랫폼이나 아키텍쳐의 개념없이)대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들의 생산성,운용성, 기능확장의 한계성을 우리는 쉽게 이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의 새로운 기술방식을 앞서 예로들은 전자제품 생산에서의 PCB의 예와 비교한다면, 소프트웨어 아키텍쳐란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한 개별기능의 분할원칙과, 각 분할된 모듈간의 인터페이스 규약,그리고 상호통신에 필요한 표준 프로토콜 등은 논리적으로 정의한 것으로 전자제품에서 PCB를 설치하기 위한 slot의 크기, 객수, 핀의 형태, 전압의 최대치, 확장기능등을 기술한 제품설계서에 해당되며,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란분할되어 있는 여러 기능들간의 상호통신을 위하여 중간매체를 두는 방식을취한 것으로 각 기능 모듈들과의 인터페이스 표준규약을 설정하고, 각 모듈간의 통신을 중간매개체를 통하여 적절히 이루어지도록 공통 기능을 부여하여 소프트웨어 모듈화 한 것으로, 전자제품에서 PCB등을 꼿을 수 있도록 준비된 베이스 보드(백 플레인)에 해당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같은 기술의 도입은 현재 가속되고 있는 분산처리시스팀 구축을 위하여는 필수적인 기술로써, 이미 선진국에서는 대형 소프트웨어 생산업체와 통신사업제품 규격에 맞추어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실정이다. HP의 DOSM(Distributed Open Systems Model), 마이크로소프트의 IAYF COM, 벨코어의 INA, NTT의 IROS, 통신사업자 그룹의 TINA(Telecommunication Information Networking Architecture) 등이 해외의 예에 속하며, 국내에서는 아직 적절한 비유의 대상이 된다고 볼수는 없으나 삼성데이타시스템의 개방형 솔루션센터(Open Solution Center)와 현대정보기술 OSTC(Open System Test Center)가 이러한 기술부문에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라디오에서 멀티미디어시스템으로 봉급프로그램에서 정보시스템 아키텍쳐로 발전하여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출현하는 내일의 그날을 기대해 본다.

<한국통신 멀티미디어연구소 연구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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