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숍 복합매장 찬반양론 맞선다

비디오숍 운영자들은 최근 새로운 형태로 대두되고 있는 비디오숍의 복합매장을 놓고 찬반양론으로 갈리고 있다.

케이블TV 등 다채널시대를 맞는 비디오숍의 생존전략은 『복합매장밖에 없다』라는 찬성론과, 영세업자들의 『새 영상물까지 취급한다면 자금압박만부추길 것』이라는 반대론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

사단법인 한국영상음반판매대여업협회(이하 판대협)산하의 일부 비디오숍운영자들은 주로 찬성하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판대협의 陣錫柱회장은 『새 영상물 시장은 현재는 보잘것없지만 미국이나일본의 경우를 볼 때 앞으로 엄청난 수요증가가 예상될 뿐 아니라 비디오 대여는 보통 일회성으로 그치는 데 반해 CD롬은 2차 대여 또는 판매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다』면서 비디오숍들의 복합매장화에 대해 적극 호응하고 있다.

얼마전 비디오숍 운영자를 대상으로 새 영상물 가맹점 사업을 펼치고 있는(주)네크클럽의 卞景原사장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비디오숍들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선 복합매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힌다.

그러나 정작 새 영상물을 취급해야 할 일선 비디오숍 운영주들의 반응은냉담한 편이다. 특히 「영화마을」이나 「으뜸과버금」 가맹점 등에서는 『새 영상물의 대여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비디오숍의 복합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화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주)시네시티 朴相皓 대표이사는 『음반의 경우대형 매장이 아닌 일반 레코드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든 상태이고 CD롬 타이틀과 비디오 CD나 3DO의 시장성도 아직은 미미한 상황인데다 비디오테이프를 소화하기도 힘겨운 영세업자들의 경우 새 영상물까지 구매할 능력이 없기때문에 매장의 복합화는 현실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역에 9천개, 전국적으로 2만3천개에 달하는 비디오숍 중에서평당 3백∼4백만원의 임대료와 부대비용을 물고 나면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않는 영세점포가 7천∼8천개 이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성수기의 경우 한달에 1백50편, 비수기에도 1백편 안팎으로 출시되는 신작비디오 타이틀을 거의 구매하지 못하고 개점휴업상태에 들어간 곳이 대부분이다.

네트클럽의 경우 5평 이상의 비디오숍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최소한 30평 정도의 공간에 각종 타이틀을 빠짐없이 구비해야만 복합다점포로서 단일품목 취급점들과의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이 영화마을측의 얘기다.

게다가 이번에 새로 가맹점사업을 벌이고 있는 네트클럽은 우선 3DO와 CD롬 타이틀 취급점으로 나누어 가입신청을 받으면서 진열장 구입비용을 제외한 기본개설비로 3DO의 경우 2백80만원, CD롬 타이틀의 경우 3백40만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같은 개설비용이 너무 높아 실제로 비디오숍의 경영난 해소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일선 비디오숍 운영자 사이에는 복합매장이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찬성론보다는 높게 퍼져 있다.

어쨌든 TV리모컨으로 소파에 앉아 추억의 명화를 감상하고 전화 한통으로DB에서 원하는 비디오를 꺼내 볼 수 있는 본격적인 뉴미디어시대 개막을 앞두고 영세 비디오숍들의 불황타개를 위한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선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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