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일본産 CD롬 드라이브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
전세계 휴대형 기억장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산 제품이 유일하게 한국 시장에서는 KO패를 당한 것이다.
특히 멀티미디어 핵심 기억장치로 자리를 굳힌 CD롬 드라이브는 일본산이국산품에 완전히 역전패를 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소니·마쓰시타·미쓰미·티악·도시바·NEC·플렉스터 등 기라성같은 공룡기업들을 앞세워 세계 CD롬 드라이브 시장에 80% 이상을 공급,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기억장치 강국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그러나 올들어 한국 시장 점유율은 10%에 불과해 기억장치 강국의 위신이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시장에 판매된 CD롬 드라이브는 총 40만대 안팎. 이 가운데 LG·삼성·태일 등의 국산품은 전체의 80%인 33만대 규모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수년간 국내 CD롬 드라이브 시장을 장악해온 일본산 제품은 올들어 4만대 정도가 판매돼 10% 정도를 차지한 데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산 CD롬 드라이브 제품은 지난 93년 국내 시장의 95%를 차지했으나 94년에는 80%, 지난해에는 60%를 기록하는 등 매년 큰 폭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져왔다.
일본산 CD롬 드라이브 시장점유율이 급락한 것은 업체간에 무리한 제품경쟁을 벌이다보니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너무 짧아진데다 출고가격도 매달 10%씩 떨어뜨린 게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산 제품의 주공급처는 현금으로 제품을 거래하는 수입업체. 재고부담을 떠안고 제품을 구입, 유통가에 공급해온 이들 수입상은 매달 10%씩 급락하는 가격구조에 볼멘소리를 냈던 게 사실.
일본산 수입대리점 관계자들은 수입품을 미처 소진하기도 전에 구입가보다훨씬 싼 가격의 신모델이 수입되기 일쑤라고 하소연해왔다. 자연히 덤핑출고가 잦게되고 마진폭도 줄어들어 일본산 CD롬 드라이브가 시장에서 외면받게된 것.
이와 함께 고성능 신제품을 적기에 출시하지 못했다는 점도 일본산 제품의몰락을 재촉했다는 분석이다.
일본업체들은 2배속 제품에 이어 4배속 제품에서도 가장 민첩하게 시제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마쓰시타가 채택한 칩세트에 문제가 생기면서 소니·미쓰미 등 메이저 업체들이 잇따라 출시를 미뤘던 게 결과적으로 화근이 됐다.
LG·삼성·태일 등 국내업체들과 미국·싱가포르·대만업체들이 4배속 및6배속 제품을 양산하는 상황에서 일본업체들은 신제품 출시를 계속 미뤄왔다.
특히 6배속 이상의 고속제품군 부문에서는 아예 명함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플렉스터·NEC 등 일부 업체가 비교적 일찍 시제품을 선보였지만 워낙 고가인데다 수요가 적은 외장형을 주력제품으로 밀어붙였던 것도부진을 면치 못했던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6배속 이상의 제품시장에서는 LG가 70% 이상을 차지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고 삼성·태일 등 후발업체가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미국과 싱가포르·대만 등지의 신생업체들의 참여도 꾸준히 늘고 있어 일본산 제품 점유율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라이온옵틱스·다이아몬드가 이미 고속 CD롬 드라이브를 양산 중이며 옵티컬스토리지·원즈·아즈텍·크리에이티브 등 싱가포르업체들도 적극가세하고 있는 상태다. 또 대만의 에이서와 네덜란드 필립스 등도 국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공급선을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바·후지 등 공룡기업들이 하드디스크시장에서 몰락한 데 이어 CD롬드라이브 분야에서도 KO패를 당할 것으로 보이는 일본은 「기억장치 강국」이라는 영예스런 호칭을 한국에 조만간 넘겨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일희기자>
SW 많이 본 뉴스
-
1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ISMP 사업, 삼성SDS 컨소시엄 수주
-
2
라히리 오라클 부사장 “오라클, 기업 AI 워크로드 지원에 있어 독보적”
-
3
오픈AI, GPT-5부터 일반·추론 통합한 AI 모델 제공
-
4
“한 번 당하고도 또”…개인정보 유출 '해피포인트 운영사'에 과징금 14억
-
5
삼성SDS 컨소,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 ISMP 수주…본사업 경쟁 귀추 주목
-
6
베스핀글로벌, AI 데이터 혁신 세미나 개최
-
7
인성정보, 사상 첫 내부 출신 조승필 대표이사 선임
-
8
자체 모델·오픈소스·MS 협력…KT, AI 3트랙 전략 가동
-
9
경기도, '인공지능 5개년 종합계획' 수립 착수
-
10
서울시, 시민메일 도용한 공무원 사칭 해킹 메일 주의보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