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이후 부품 전문업체들의 생존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부품산업의 다음 세대를 짊어지고 나갈 신진그룹들의 부상이 계속이어지고 있다.
최근 부품산업은 전통부품의 경우 가격경쟁력 약화와 해외이전 등으로 점차 퇴조현상을 보이는 반면 세트업체를 끼고있는 그룹계열 부품업체들이 급부상하는 등 커다란 판도변화를 보여왔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주자들은 대부분 지난 몇년간 아무도 돌아보지않았던 사업을 고집스럽게 개척해온 선구자로 시장변화에 따라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기업群이다. 월요 시리즈를 통해 이들 업체들이 성장해온 과정과향후 계획을 알아봄으로써 국내 부품산업의 가능성을 나름대로 제시하고자한다. <편집자 주>
국내 통신산업이 커지면서 새롭게 부상하는 부품산업의 하나가 통신부품이다.
한국마이크로웨이브(대표 金德龍)는 국내 통신부품 산업을 선도해온 리딩컴퍼니.
지난 91년1월 직원 2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5년만에 매출 80억원, 종업원 2백명을 넘어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였다.
현재 이 회사는 무선통신용 부품중 수동부품에 해당하는 것으로 어댑터·각종 필터류·컴바이너/디바이더·방향성결합기·스위치·커넥터 등을 주력생산하고 있다.
金德龍사장(39)은 『이 품목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하게 된 것은 그동안대영전자·대우통신·삼성휴렛팩커드(現 한국HP) 등 이전에 몸담았던 전 직장에서 줄곧 무선분야에서 근무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특히 삼성HP에서 기술영업을 담당하면서 마케팅을 배운 것이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91년 창업 당시 이 회사는 「집팔아 마련한」 자본금 5천만원과 서울 신도림동의 12평짜리 작업실이 전부였다. 시작할때 통신장비의 국내생산이 거의없었던 현실을 우려한 주위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 벤처캐피털을 이용하려해도 설명하는 아이템을 이해하는 사람도 거의 없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회사가 기반을 잡기 시작한 것은 93년부터로 시기적으로는 국내 통신시장이 급부상할 때 였다.
창업 첫해인 91년과 92년에 각각 3천만원과 1억2천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이93년에는 7억5천만원으로 뛰었고 94년에는 25억원, 지난해에는 다시 80억원을 넘어서는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金사장이 내세우는 나름대로의 자랑은 이들 부품이 모두 수입대체품이라는것. 특히 최근에는 관심의 대상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 이동전화 기지국용 부속장비를 개발, 국내 통신부품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인식을 바꿔놓는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국마이크로웨이브는 덩치가 커진 만큼 초기의 원시적인 기업체질에서 벗어나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기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중이다.
이 회사는 올해 △ISO9000시리즈 품질인증 획득 △책임경영체제 구축 △매출 2백억원 돌파 △10개 제품의 월드베스트化 정착 등 4대 중점추진 과제를선정해 놓고 있다.
책임경영제의 도입을 위해 제품 및 사업별로 5개 사업부를 설치하고 사업부제를 도입했고 ISO9000은 올 상반기중에 획득한다는 목표다.
해외시장 확보는 金사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과제. 지난해 美LA에 마케팅중심의 현지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해외광고 확대와 알카텔·모토롤러 등 세계 굴지의 통신장비업체들의 문도 계속 두드리고 있다.
특히 PCS단말기용 세라믹 필터 등 이동통신용 부품사업 강화와 함께 향후에는 시스템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회도 엿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밖에 기업규모가 커진 만큼 現기흥공장을 연구소로 전환하고경기도 안성 부근의 2천여평 부지위에 新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중이다.
金德龍사장은 『이들 부품의 국산화로 장비제조업체들이 구매가격 하락 등많은 수혜를 입었음에도 협력사를 임가공업체 정도로 인식하고 있음을 느낄때가 종종 있다』며 생산품목에 걸맞는 대기업들의 의식전환을 아쉬워하기도했다.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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