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난항을 거듭하며 3주 이상을 끌어온 非장비제조업체群의 연합협상은결국 데이콤이 한솔을 선택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개인휴대통신(PCS)사업권을 둘러싼 非장비群의 경쟁은 한솔-효성연합·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이끄는 중소기업 컨소시엄의 3파전으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과정이 철저한 게임룰에 따르기보다는 참여기업간의 勢불리기를 위한 숱한 불협화음으로 일관해, 기업연합의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규 통신사업자 허가신청요령 수정공고가 발표된 후 3주일 동안 진행된非통신장비업체群의 협상은 말 그대로 한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게 전개됐던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2자간의 협상이 진행되기도 하고 3자연합 논의가 심도있게 구상되기도 했다. 한때는 PCS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한솔·금호·효성·데이콤이대연합을 결성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며칠전에는 한솔그룹이 보도진 앞에서 직접 『효성과의 연합협상이 80%까지 급진전되고 있다』고 발표해 非장비群의 연합구도가 한솔-효성연합과,금호-데이콤으로 굳어질 것이 확실시됐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하루전인 27일 저녁 한솔과 효성이 결별할 것이라는 보도가 터져나왔고 다음날인 28일 금호-효성그룹과 한솔-데이콤이 연합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사업권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28일 한솔-데이콤 연합 발표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진 금호-효성측 경영진들이 데이콤이 그동안 보여준 행적에 불편한 심기를 내보인 것도 협상과정의 치열함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이번 합종연횡의 주인공은 각 컨소시엄의 대주주인 금호·효성·한솔이 아니라 단 5%의 지분으로밖에 참여할 수 없는 데이콤이다. 이는 한솔과 데이콤이 서명한 상호협력합의서 내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한솔-데이콤 컨소시엄의 지분은 한솔그룹의 25%인 반면, 데이콤은 5%에불과하다. 그러나 컨소시엄에서 가지는 권한은 데이콤이 훨씬 크다.
이른바 노른자위 지역인 한강이북의 수도권지역과 부산광역시 경상남도지역의 영업권을 데이콤이 가지고 빠른 시일안에 10%의 지분을 추가확보할 수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파격적인 조건으로 데이콤을 붙잡은 한솔에게는 이미 自社의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주주업체들을 설득하는 작업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이번 연합구도의 확정으로 기술적으로나 외형적으로 한솔-데이콤컨소시엄은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데이콤이 가진 통신사업 경험과 기술, 그리고 기간시설이 他컨소시엄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견해이다. 그러나 이러한 외형적인 조건이 곧바로 PCS사업권 획득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보다는 오히려금호-효성 컨소시엄이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번 非장비群의 컨소시엄 연합은 정부의 입장에서도 결코 편한 구도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즉 3대 재벌그룹에 PCS사업권을 몰아준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한국통신-통신장비제조업체群-통신장비 非제조업체群으로 3分시켰던정부로서는 새로운 짐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장비群의 PCS지원 기업이 非장비群의 특정업체와 밀접한 관계라는 현실이 사업자 선정에 상당히 까다롭게 작용할 것으로 보일 수 있는 것도 바로이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현재 장비업체群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 현대 연합과 LG그룹. 어차피 정보통신업계의 양대그룹인 삼성과 LG그룹 중에 어느 하나에게 사업권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남매인 한솔과 LG그룹의 실질적인 子회사로 알려진 데이콤이 서로 손을 잡았다는 사실이 선정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튼 장비제조群의 삼성·현대 연합이나 非장비제조群의 연합 결성은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한 통신사업의 경쟁력 강화」란 신규 통신사업자 선정의 본래 취지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앞으로 재계는 물론 정부에까지 상당한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 자명하다.
<최승철.최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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