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NEC 반도체생산제휴 의미

신기성기자

<>양사 제휴 일지

94년 3월: 2백56MD램 공동개발

95년 11월: NEC, 삼성에 16비트 마이컴기술 라이선스 제공96년 1월: 싱크로너스 D램 사양통일

96년 3월: 반도체 제조기술 공동연구개발

삼성전자와 일본 NEC가 반도체분야에서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16비트마이컴의 기술제공, 고속메모리의 사양통일에 이어 반도체업체에 있어 노하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조기술의 공동연구에도 착수한다. 특히 공동연구사업은 극비사항으로 취급되고 있는 수율(수율)관련 데이터를 교환, 협력관계가 제조노하우를 공유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 1,2위를 달리는 두 회사의 "밀착"에 업계 관계자들은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경쟁업체의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매우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한 것 같다"고 평한다. 지난해 가을 제휴관계를 보다 강화한 두 회사가 마침내 본질적인 부분에서도 손을 잡은 데 대한 평가다.

이번에 두 회사가 합의한 것은 반도체메모리 생산라인의 수율향상이다. 반도체업체에 있어 수율은 극비사항으로 공표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이것을알면 제조원가등 내부사정을 대략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에 따르면 우선 NEC는 삼성전자에 "메모 퍼넥스"라는 고장해석소프트웨어를 제공하게 되어 있다. 이는 NEC가 전사적으로 전자디바이스관계분석평가를 담당하는 재료부품분석평가센터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다. 이 소프트웨어는 메모리의 불량품에 대해 고장상태와 테스트항목, 그 기대치로부터고장난 곳과 원인을 규명한다.

한마디로 전문가의 지식과 경험을 집약해 놓은 "엑스퍼트 시스템"으로 사실NEC가 그간 대외판매를 거부해 온 독자시스템이기도 하다. NEC는 "데이터는많을수록 좋다"고 판단, 그 상대로 삼성전자를 택한 것이다.

이번 제휴는 메모리가격 하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가격하락으로 예상되는 수익저하에 제조노하우의 공유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맞서겠다는전략이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이다.

사실 올 들어 시작된 메모리의 가격하락은 4MD램에 이어 16MD램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NEC는 16MD램 가격이 "연말에 개당 30달러 전후가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45달러였던 것이 불과 1년만에 3분의 2가격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출하량은 늘지만 D램 평균단가는 크게 떨어져 수익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기술적으로 최첨단을 달리는 삼성전자와 NEC이지만 이제 수익확보의 열쇠는생산성, 특히 16MD램을 양산하는 최첨단 0.35um라인의 수율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제휴는 수율에 관한 정보나 노하우를 공유, 데이터 전체의 정확도를 높이면서 한계부분인 수율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키겠다는 두 회사의의지를 담고 있다.

두 회사의 관계는 지난 94년 3월에 합의한 2백56MD램의 공동개발에서 비롯된다.

그후 16비트 마이컴의 기술제공, 고속 싱크로너스(동기식)D램의 사양통일로발전해 왔다.

사실 이번 제휴에는 "실질적으로 효과있는 제휴를 한다"는 두 회사의 공통된인식이 깔려 있다. 때문에 다른 반도체업체들처럼 공동개발, 기술공여, 생산위탁을 거쳐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일반적인 수순을 거치지 않고 공장은 자체건설하는 노선을 견지하면서 서로 필요한 부분만을 보완하는 형태를 취하게된 것이다.

이번 제휴에서는 또 NEC가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사실 NEC는 삼성전관으로부터 PC모니터용 브라운관을 조달하는 등 전자부품에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가 싱크로너스의 사양통일에 협력키로 할 때 동종 업계에선 경계의 목소리가 높았다. 생산기술에서의 제휴로 우위경쟁을 뒤로 한 채 형제처럼 더 가까워지게됐다. 두 회사의 친밀도가 두터워질수록 경쟁업체들의 신경이 더욱 날카로워져갈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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