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59)

"사무실에 오신다고 얘기를 해놓았으니까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나리타에서 나간 지 몇 분도 안돼 고속도로 양 옆으로 밀집된 격자형 주택지를 지나간다. 헬멧에는 항해용 시각기와 송신기가 달려 있어 사방을 3백60도각도로 볼 수 있다.

층층이 쌓인 논이 잘 섞어놓은 포커 카드처럼 차곡차곡 공중에 떠 있는 것이보인다. 자기부상 차량과 트럭 등이 시속 약 3백km 속도로 달리는 가운데교통 상황은 꽤 순조롭다.

헬멧에 에어컨 장치가 되어 있는데도 고비는 땅 속에 묻힌 거대한 석쇠에서나 나올 법한 매운 이온 맛 같은 것을 느낀다.

그러고보니 거대한 산 같은 것이 눈 닿는 끝까지 펼쳐져 있다. 틀림없이지하 도시들일 것이다.

고속도로가 갑자기 움푹 들어간다. 놀랍게도 그들은 이제 어느 지하 도시를지나는 중이다. 지상에 떠 있던 자기부상도로는 어느새 투명 간선이 되어있는 것이다.

오토바이는 지상 30층 정도의 높이에 떠 있는 튜브를 나는 듯 통과하고 있다. 튜브 양쪽으로 보이는 것은 지하에 솟은 고층 건물들뿐이다. 이 고층 건물들은 일련의 공원과 도심 휴식 공간 위로 독수리처럼 날개를 펼치고 있다.

에어버스들은 지하 도시의 열린 길 사이를 거침없이 뚫고 다닌다.

출근 길 러시아워의 번잡 속에서 핸들을 붙잡고 매달려 있는 승객들이 보인다. 이 곳 거주자들은 지상에서 본 에어백 입은 사람들과는 차림새가 다르다.

남자들은 야즈와 거의 비슷한 차림이어서 사무라이 스타일 머리를 하거나땋은 머리에 스커트 같은 바지를 입고 부적 같은 목걸이와 보석을 하고 있다.

여자들은 치마와 넓은 끈으로 가슴을 가로지른 옷에 장식핀을 꽂은 길쭉한머리를 가로로 얹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은 등에 가방을 메고 등교길을 서두른다. 또 작은 흰색 스피츠와빨강 머리의 미니 아키타종 개들이 보인다.

전면이 틔여 있는 가게에는 과일이나 야채에서부터 전기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거의 공동체 사회 같은 분위기까지 풍긴다. 동네 공중 목욕탕 사인도 군데군데 눈에 띈다.

야즈는 튜브의 출구 어디에서도 속도를 늦추기는커녕 오히려 초원을 달리는말 위의 몽고인처럼 끝없이 액셀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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