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멀티 가전시대 (4)

멀티미디어가전은 앞으로 네트워크 부문에서는 세트톱박스를 내장한 디지털TV가,패키지 부문에서는 DVD가 중심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용 멀티미디어서비스는 크게 네트워크와 패키지 부문으로 나눠진다.

네트워크 부문의 멀티미디어가전으로는 위성방송 및 케이블TV 등 넷트워크망과 TV가 결합한 "온 디멘드(On Demand)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온 디멘드서비스"는 원하는 영화를 골라 보는 주문형 비디오(VOD)와 원하는 뉴스를 TV단말기로 불러내는 주문형 뉴스가 있다.또 통신가라오케와 온라인 쇼핑,온라인게임 등도 있다.

이같은 네트워크 부문의 멀티미디어서비스의 단말기로는 디지털신호를 수신,배분해 TV수상기로 구현하는 디지털세트톱박스와 각종 통신망과의 인터페이스 가능성이 높은 32비트 게임기가 손꼽힌다.

패키지 부문으로는 이미 판매중인 포토CD를 비롯해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가정극장시스템(홈씨어터),32비트 게임기 등이 있다.

가정용 멀티미디어기기는 일단 각종 정보의 검색 등 정보기능 보다는 영화감상 등 오락성(엔터테인먼크)이 두드러진다.PC 중심의 멀티미디어와가장큰 차이점이다.

멀티미디어PC도 최근 통신망을 통해 동화상을 주고받고 노래반주음악을 즐길수 있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그러나 멀티미디어PC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정보 활용에 있다.

멀티미디어PC는 또 엔터테인먼트의 구현에 필요한 대형 화면을 채용하는데있어서 막대한 비용이 들다.

반면 TV를 바탕으로 한 멀티미디어가전제품은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등 대형 벽걸이TV를 가능케하는 차세대디스플레이의 등장으로 엔터테인먼트에 보다 가까이 다가서 있다.기기의 작동도 PC 중심의 멀티미디어기기보다훨씬 쉽다."멀티미디어시대에서는 컴퓨터기능을 일부 수행하는 32비트 게임기가 오히려 멀티미디어PC보다 낫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그렇지만 TV중심의 멀티미디어가 모두 각광받지는 않을 것이다.저마다 수요환경이 다르고 이를 실용화할 기술적 토대 및 산업 환경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넷트워크 부문의 멀티미디어서비스인 VOD는 소프트웨어를 저장해둔 서버와가정의 세트톱박스를 연결하는 대용량의 네트워크를 필요로 한다.이는 또 광통신망의 구축을 전제로 하는데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ATM교환기나 비디오서버 등 관련 기기의 비용 절감 문제에 이르면 상용화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VOD는 다른 멀티미디어서비스와의 연계되지 않고 그 수요 자체만으로 이같은비용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거의 없다.요소기술은 거의 완료됐고 수요 자체도풍부하지만 투입량에 대한 수익성을 꼼꼼히 따질 관련 업체로서는 VOD를상용화를 꺼릴 수 밖에 없다.물론 종합정보통신망이 구축돼 있다면 문제가없지만 이는 아직 먼 훗날의 일이다.

현재로선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값싸고 수요 또한 풍부해 지속적으로 확대재생산이 가능한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찾아보기 힘들다.멀티미디어가전 전반의시장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가진 셈이다.

그런데도 디지털 세트톱박스를 내장한 디지털위성방송TV와 DVD는 다른 기기와 달리 초기 멀티미디어가전의 도입 초기부터 어느 정도 시장을 형성해나갈유망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두 제품은 각각 TV와 VCR 등 이미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른 기존 영상기기를대체할 상품들이다.새로운 수요 창출이 절박한 AV업체들로서는 관심을 가질만하다.여기에는 달라질 미디어환경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잡으려는 방송사등 미디어업체 및 디지털방송장비업체와 또다른 판매경로를 확보하려는 영화사 등 영상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가세하고 있다.

또 동화상압축과 액정화면,반도체에 관련한 기술의 발전으로 핵심 부품의가격이 점차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디지털TV와 DVD의 조기 상용화에밝은 빛을 던져준다.

무엇보다 두 제품은 시장 규모 자체가 커 다른 멀티미디어기기와의 연계가없이도 독자적인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

이같은 분석 아래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멀티미디어가전시대가 이들 두 제품의 등장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있다.

물론 두 제품은 디지털방송서비스가 본격 실시되고 녹화가능한 DVD-R등이나올 90년대 말께부터 대화형 등 본격적인 멀티미디어가전제품으로 구실하며각 제품 간의 통합 모색도 이 때부터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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