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차세대 2차전지, 기술제휴.합작선 확보 "성패" 좌우

최근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한 휴대용 전자기기 시장의 활황에 따라 빠르게확대되고 있는 관련 전지시장에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신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면에 아직까지는 비록 이들 "규모"있는 업체들의 저력을 감안하더라도이들 앞에 가로놓인 여러 난제들로 인해 실제 참여할 업체가 얼마나 될 것이며또 참여한다하더라도 성공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시각이다.

이들이 대부분 차세대 전지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전지를 주력상품으로 개발 및 양산할 의지를 비치고는 있으나 워낙 기반기술이 취약해의욕적인 투자를 감행하더라도 성공 가능성을 낙관할 수가 없다는 것.

전지업계 관계자들은 동양폴리에스터.금호석유화학.한국타이어.한일시멘트.아남정공등 최근 차세대 2차전지 시장에 진출키 위한 연구개발 및 시장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 업체들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공통의 어려움은 "기술제휴 및 합작선의 한계"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합작또는 협력대상으로 꼽을 수 있는 선진업체들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관.대우전자.LG금속.로케트전기.서통.태일정밀.영풍 등 한발앞서 전지사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미국 폴리스터.영국 AEA.캐나다 BTI등 전지관련 기술특허를 소유한 연구소와 이미 제휴를 맺고 있으며 산요.마쓰시타.소니.도시바 등 일본의 선진업체들은 전지기술의 대한국 유출을 정책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특히 서통이 전지사업을 시작할 때 관련설비를 공급한 마쓰시타나 최근 삼성전관과 니켈수소전지 관련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한 도시바 등 일본 업체들은이미 한물간(?) 설비를 공급하거나 단순한 기술특허를 판매하는 수준에그치고 있어 국내업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마쓰시타는 서통에 자사에서 가동을 중단한설비를 공급했으며 도시바는 자동차용 및 산업용 연축전지 전문업체이면서도양산 경험이 없는 소형 니켈수소전지 기술특허 사용권을 상당한 액수에 삼성전관에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완벽한 개발에 성공하고도 안정된 양산체제 확보까지의 대규모 설비투자 및 기술적인 한계로 실패한 업체가 부지기수에 달하는 등 전지사업의 경우 개발과 양산은 별개문제라는 점을 감안할때입증된 현재의 핵심 양산기술이 아닌 기술적으로 한세대가 지났거나 입증되지 않은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큰 투자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신규 참여추진업체들은 일본업체들보다는 이스라엘 타디란.프랑스샤프트.독일 바르타 등을 적절한 제휴선으로 꼽고 있으나 이들 업체들이먼저 사업을 시작한 국내업체들과의 유대가 상대적으로 두터운데다 프랑스샤프트사같은 경우는 과거 포항제철과의 대규모 전지합작회사 설립이 정치적문제로 무산됐던 경험 등 때문에 한국기업과의 제휴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알려지는 등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유럽의 전지회사들은 대일본 및 아시아권 공략을 위해 한국.

대만.중국을 전초기지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복잡한 실타래의 매듭을누가 먼저 풀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로케트전기와 서통이 국내 전지산업 기반을 굳건하게다져놓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1차전지에 한정될뿐 차세대 2차전지 분야에서는 아직 우리나라는 맹아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업체에 비해 훨씬 관련 기술기반이 부족한 신규진출 추진업체들이 곧바로 2차전지를 양산하려는 성급함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과거 국내 간판급 전자 대기업인 S사가 미국업체와 제휴, 기술 및 설비를들여와 성급히 생산을 시작했다가 실패했던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고 결국 신규업체들의 전지사업 성패는 안정된 제휴 및 합작선을 확보하고 이를 얼마나 빨리 자체기술로 소화해낼 수 있느냐에 좌우될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