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항법장치의 최대시장은 일본이다. 구미에서는 연간 수천대밖에 팔리지않지만 일본에서는 크게 히트하고 있다.
지난 94년에 30만대 규모였던 일본시장은 지난해 50만대로 확대됐다. 이는5백만대를 넘는 자동차등록대수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보급확대여지는 여전히 많다.
게다가 오는 4월에는 업계가 고대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즉 무료로 교통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VICS(도로교통정보 통신시스템)"가 수도권지역에서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자동차항법장치는 전자지도의 틀을 벗어나 자동차의 정보화를수행하는 단말기로 진화하게 된다. 때문에 올 시장규모는 70만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의 예측에 대해서 업체들은 "1백만대 정도는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하며 말끝을 흐린다. 호조의 자동차항법장치 시장 앞에는 자동차업체의 표준장착, 안전대책, 그리고 VICS 지연이라는 삼중벽이 가로놓여 있기때문이다.
자동차항법장치의 핵심기능은 목적지까지 최적의 루트를 제시하는 "자동경로계산", 교차점 확대, 음성안내등 3가지다. 이를 바탕으로 가전, 카오디오업체들은 시판용 시장에서 격렬한 경쟁을 벌이며 자동차항법장치를 실용상품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전 카오디오, 카에어컨에서처럼 자동차항법장치의 열매는 자동차업체와 그 계열 부품업체에 돌아갈 운명이다. 보급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단계에서 표준장착화가 일제히 개시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럴 경우 시판용마켓은 한계상황을 맞아 점차 축소될 것이 뻔하다.
생존하는 곳은 기술력이 있고 자동차업체와 긴밀한 일본전장, 아이신정기,스미토모전공 정도다. 기간부품을 OEM으로 조달, 시판용을 조립하는 업체는도태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중소업체들은 생존의 일환책으로 소프트웨어로 돌아서고 있다. 비디오, 게임, 영상가요반주 시스템등을 구사하는 CD롬을 장착할 경우 자동차항법장치는 훌륭한 오락기기가 된다.
그러나 여기엔 안전문제가 따른다. 자동차항법장치에 대해선 운전중 운전자가 조작해서는 안된다는 방침이 있고 각 업체의 설명서에도 명기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운전자의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오락요소가 늘어나면 운전중가요반주음악에 열중하다 인사사고를 낼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현존하는 자동차항법장치의 안전기준은 유명무실한 자동차공업회의 자율규제뿐이다. 경찰청도 "자동차항법장치 조작이 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보도는있지만 사실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태도여서 당분간 안전과 관련해 무정부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동차항법장치업계를 실망시키는 것은 VICS다. VICS서비스가 개시되면 정체나 사고정보, 주차장 상황이 자동차항법장치 안에 실시간으로 들어온다. VICS를 운영하는 재단법인 VICS센터는 자동차 흐름의 적정화를 통해 금후 20년간 7조7천억엔 상당의 시간단축 및 연비절감 효과가 생길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체로부터 벗어나고 싶지 않은 운전자는 없다. 때문에 최근 자동차항법장치 시장에서는 VICS대응 여부가 판매를 좌우할 것으로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VICS대응기로 규정된 상품으로는 수신기와 접속하는 단말기가 있을뿐이고 더구나 관련업체들은 "4월 서비스개시 이후"에나 발매할 계획이라며소극적이다.
업계의 이같은 태도는 VICS의 최대 약점인 비콘(도로에 가설한 발신기)에그원인이 있다. 여행지로의 소요시간이나 주변 주차장상황 등을 주행중의 자동차에 전달하는 것이 비콘의 역할이다. 그 형식이 고속도로에서는 전파식,일반도로에서는 광식으로 달라 건설성과 경찰로 관할이 갈라져 혼란을 빚고있다.
<신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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