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96년 컴퓨터산업 기상도 (18);POS시스템

지난해까지 백화점.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구축됐던 판매시점정보관리(POS)시스템이 올해를 기점으로 중소 유통업체로 크게 확산될전망이다.

올해부터 유통시장이 전면개방됨에 따라 국내 유통시장을 놓고 국내외 업체간, 대기업과 중소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며 이에따라 대다수유통업체들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적인 무기로 POS시스템을 고려하고 있기때문이다.

또 정부의 POS시스템 도입 의무화 정책 및 중소 유통업체 지원을 위한유통 정보화기기 도입자금 제공정책 등도 이의 보급에 한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는 대형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첨단유통정보시스템이 잇달아 소개되는가 하면 중소 유통업체들을 위해서는 저가 보급형 POS단말기들이 10여종 이상 출시되는 등 기술 양극화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처럼 POS시스템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중소 시스템 공급업체들의 난립 및 공급업체들간의 과당경쟁으로 "POS시스템 부실화"가 예상되기도 한다.

이와함께 지금까지 "공짜"로 인식돼왔던 POS시스템용 소프트웨어도 이제는 제값을 받아야 보다 양질의 POS시스템 보급이 확보될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최근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83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국내에 보급된 POS시스템은 약 2만5천여대에 달한다.

이를 연도별로 분석하면 94년까지 연평균 3천대 정도 공급됐던 POS단말기가 94년엔 4천대, 지난해엔 7천대 정도 보급되는 등 최근들어 크게 늘어나고있는 추세다.

게다가 올해엔 지난해보다 2천대 가량 늘어난 9천여대의 POS단말기가보급될 것으로 보여 POS시스템 시장은 유통산업의 경쟁격화와 함께 해마다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외국 유통업체들의 진출로 바짝 긴장한 국내 유통업체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 POS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유통업에 진출한 대기업들의 POS시스템 수요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POS시스템 시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정부의유통업 육성정책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중소 유통업체의 구조조정지원을 근간으로 한 "유통산업경쟁력강화 5개년 계획"을 발표, 오는 2000년까지 1조9천3백60억원을 지원할방침을 세웠다.

또 이를위한 세부지침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유통업체들은 POS시스템을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올해에는 또 이미 구축된 여러 유통업체들의 POS시스템을 기반으로 부가가치 통신망(VAN)사업을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한국정보통신.한국신용정보.한국부가통신 등 VAN업체들이POS시스템 시장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데이콤과 제일씨앤씨.한국레지폰시스템 등 유통업 중심으로 VAN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도 사업을 강화할 준비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POS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보급되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시스템 공급업체들간의 무리한 입찰경쟁이 지양돼야 한다.

유통업체들은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대부분 공개입찰방식으로 시스템을 구매하지만 이것이 POS시스템 질 저하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POS시스템 시장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저가 입찰로수지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스템 공급업체들의 부실화는결국 POS시스템의 부실화로 연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급업체 및 수요자인 유통업체 모두 품질을 우선해 구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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