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통신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모든 거래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전자화폐가 새 통화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전자화폐는 물건을 사고 거스름돈을 받기 위해 계산할 필요가 없고지불방식도 손에서 손으로 건네주던 기존의 거래관행 대신 원격결제나 전자자금 이체라는 새로운 모습을 띠기 때문에 인터네트와 같은 통신망을 통해서도 구매와 지불이 가능하다.
이미 전자화폐를 이용한 거래는 영국의 모덱스, 핀란드의 애번트, 네덜란드의 디지캐시 등 10여개 국가에서 시범 운영하는가 하면 비자.마스터.유로페이 등 3대 카드사도 올해 표준규격을 마련해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어서 전자화폐는 이제 공상과학소설의 내용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게 됐다.
현재까지 기술적으로 가장 적합한 전자화폐는 고집적화한 IC칩을 내장한IC카드이다. 이러한 IC카드는 수천자의 정보를 기록할 수 있는 메모리소자와 타인의 사용을 방지하는 암호화 처리장치 및 운용체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IC카드는 전자화폐뿐 아니라 개인의 신분증이나 운전면허증으로도이용이 가능하다. IC카드의 응용분야로 현재 거론되는 분야는 금융.의료복지.사회보장.이동통신 및 공중전화.케이블TV.전력.가스.수도.교육.신용.
직불.선불.도시가스.정보보안.오락.기업관리.홈쇼핑.홈뱅킹 등 무궁무진하다.
이미 국내에서도 IC카드의 활용은 지난 93년 광주은행이 국내 처음으로신용카드와 개인정보를 통합한 금융IC카드를 선보여 서비스한 데 이어 내무부도 오는 98년부터 전국민의 주민등록증을 IC카드로 대체한다는 기본계획을 갖고 있다. 또 서울시도 올해 도입예정인 혼자통행료 징수방식에 IC카드를 도입해 실시간으로 통행료를 공간전송할 계획이며, 교통부도 지하철과 버스의 요금을 단일형태로 지불하는 전자토큰카드 계획을 마련하는 등대대적인 활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0.5mm 두께의 플라스틱 카드에 각종 정보를 수록할 IC칩을 내장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그리 쉽지 않은 기술이며 소프트웨어적으로도 타인의사용을 방지하면서 보안을 유지하는 기술 역시 고난도여서 국내업체들의핵심기술 확보는 크게 미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IC카드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IC카드 제조기술 및 COS(카드운용체계) 에 대한 특허는94년말 도시바(10건), 히타치(2건), 마쓰시타(1건) 등 일본업체와 IBM(1건), 불 뵐세베(3건), 미 밸리드테크놀로지(1건) 및 몰렉스(1건) 등 외국기업들이 총 25건에 달하고 있으며, 국내업체들의 특허출원은 거의 이루어지지않은 상태이다.
일부 국내업체들의 IC카드 관련 기술출원은 IC카드 단말기의 기계적인구조나 물리적 구조 등 기술적 가치가 낮은 부분에 그치고 있을 뿐 IC카드칩의 설계 및 제조기술이나 운용체계 등 핵심적인 기술에 대한 출원은 거의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막대한 시장으로 급성장할 IC카드분야는 개발에서 제조에 이르는 거의 모든 기술을 외국에 의존해야 하는게현실이다. 특히 IC카드가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 하나씩 보급되는 정보화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외국기술의 지속적인 의존은 앞으로 국가경쟁력차원에서도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이제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IC카드의 활용계획 수립에 앞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IC카드의 기술개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IC카드 관련 표준화이다. 현재 국내 IC카드표준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SC17분과위원회에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IC카드 공급업체별로 COS의 호환성이 떨어지고 IC카드를 서비스하려는 기관마저 독자적인 방식을 주장하고있어 표준화에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내무부가 추진하는 통합주민증의 표준과 한국은행의 금융신용카드 표준, 교통부의 전자토큰카드 등도 모두제작기 표준을 달리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제는 정부나 기관들이 IC카드의 활용계획만을 앞다퉈 발표하는 전시행정에서 벗어나 종합적인 표준화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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