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신제품 가격책정 "딜레마"

가전업체들이 신제품 가격책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연초부터 에어컨과 냉장고.컬러TV 등 주요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갈수록 시장점유율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을 올릴 경우 판매가 부진하고 동결하면 경영압박을 받을 것이 확실해 앞으로 출시할 신제품의 가격책정을 어떻게 하느냐를 놓고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과열경쟁에 따른 제품개발 및 광고판촉비용이 증가하고 각종부품과 원자재 등이 올라 가격인상 요인이 계속 발생하지만 점유율경쟁과 정부의 물가안정책 등으로 가격인상이 어려운데다 94년이후 단행된 두차례의가격인하와 세탁기.청소기 등 일부품목에 대한 특소세 인상분 흡수 등으로지난 2년간 가전제품 채산성은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가전업체들은 지난해 냉장고의 경우 주력모델인 5백l급의 제조업체 마진율이평균 5%안팎에 불과한 반면, 수요가 격감하고 있는 2백~3백l급은 10~20%선의 적자를 보여 현상유지도 어렵고 전자레인지의 경우 10만원대 저가보급형을 출시하면서 역시 현상유지 또는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채산성이 가장 좋다는 세탁기도 지난해 평균마진율이 업체별로 5~10%에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매년 신제품 개발비용과 품목당 50억~1백억원에 달하는 광고판촉비부담을 고려할 때 사업채산성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업체들간의 첨예한 시장점유율 경쟁으로 개발비나 재료비 추가부담 등 인상요인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경쟁사의 가격정책을 파악하기 위해 출시일정을 늦추거나 경쟁사의 가격에 맞춰 가격을 재조정하는 눈치작전을 벌이고있다.

가전업체들은 이에 따라 올해 신제품 TV의 경우 가격을 10~15% 인상했고에어컨은 특소세인하를 감안해 2~3%, 냉장고는 5% 안팎의 가격을 인상하는방법으로 채산성을 보전하고 있다.

가전3사의 관계자들은 "업체간 치열한 점유율경쟁과 함께 본격적인 유통시장개방으로 가전사업의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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