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전자제품의 중요한 경쟁요소가 된다는 것을 국내 기업들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80년대 초. 그러나 정보기기에도 디자인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는다.
무려 10년 전부터 정보기기 관련 디자인팀을 구성,운영해온 기업들조차 정보기기의 디자인에 무게중심을 싣기 시작한 것은 지난 94년이 지나서부터다.
그나마 정보기기 관련 디자인에서 2~3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기업들도 극히일부일 뿐,아직 준비단계에 있거나 준비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이 허다하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이같은 준비작업을 서둘렀고 국내 전자대기업 중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기업들중 가장 먼저 디자인분야에 눈을 돌린 업체로 지난80년 국내기업으로는 최초로 디자인 종합연구소를 개설,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LG전자가 정보미디어의 디자인 연구를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으로 당시에는 부품에 껍데기를 씌우는 수준에 불과했고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은 지난93년 말부터이다.
현재 이곳 디자인종합연구소에는 1백60명에 이르는 실무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그중 정보기기 분야에는 10여명의 인력이 배치돼있다.
LG전자는 디자인종합연구소를 중심으로 자사가 개발, 생산하는 제품들의디자인을 총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지난해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일체형PC"심포니홈"과 홈팩시밀리 "GF3000" 등이 모두 이곳 작품이다. 특히 팩시밀리 "GF3000"은 지난해 CeBIT과 시카고디자인전에서 우수디자인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기도 했다.
LG전자가 벌이고 있는 디자인관련 행사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디자인종합연구소 주관으로 지난 83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는 디자인공모전이다. 이 디자인공모전은 지난 90년부터 국제대회로 확대돼 전세계 디자이너들의아이디어를 집중시키고 있다.
LG전자 컴퓨터 사무기기디자인팀의 이하영선임연구원은 "최근 2~3년동안전체 출품작의 3분의2가 PC를 비롯한 정보기기관련 디자인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지난 95년의 대회는 정보와 미디어가 그 테마였다"고 덧붙인다.
삼성전자도 디자인에 쏟아붓는 열과 성의면에서는 국내 어느 업체에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그룹총수인 이건희회장이 정보기기와 자동차 디자인에 남다른 정열을 지니고 있어 삼성의 디자인분야에의 투자 및 개발은 그룹차원으로까지 확대돼 진행되고 있다.
삼성은 "디자인도 경영의 일부"임을 강조하면서 지난 80년 초부터 삼성전자상품기획부 내에 디자인실을 운영해오고 있는데 전체 1백80명의 디자이너중20여명이 컴퓨터와 시스템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은 특히 지난 93년 말부터 정보기기를 비롯한 제품들의 디자인을 그룹의전략과제로 설정, 실행하기 시작했는데 이같은 전환의 계기는 지난93년 10월이건희회장의 "프랑크푸르트선언" 이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힘입어 95년 9월에는 그룹내 실무디자이너들의 양성 및 재교육을 위해"공업디자인학원(IDS)"을 개원했고, 예비디자이너들의 양성을 위해 학생및 교수들의 동아리형태로 "디자인멤버십"을 지난 9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현재 40여명의 그룹내 디자이너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의 IDS는미디자인아트스쿨의 교수를 강사로 초빙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해외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또 "정보기기와 멀티미디어 제품에 기업의 철학과 이미지를 담는 것"을 기본목표로 설정, 95년말 28개 모델의 이미지 통합작업을 완료한 데 이어 올해에는 1백개 제품의 디자인을 차별화할 방침이다.
이같은 디자인분야의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인데특히 96년을 "디자인 혁명의 해"로 설정, 디자인분야의 연구개발 및 인력양성에 총 1천억원을 투자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윤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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