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정밀의 수정부품사업 참여선언은 최근 태일의 행보에 비추어 볼때 매우다양한 포석을 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태일의 이같은 움직임은세계적인 종합부품업체로 도약하는데 수정부품군이 결코 없어서는 안될 핵심품목이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태일은 이미 본유인 마그네틱헤드를 비롯、 PCB.저항기.콘덴서.모터.코어.
전지.안정기 등 수 십개 부품을 자체 또는 계열사를 통해 사업화하여 종합부품업체로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정강환사장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제외한 모든 부품을 계열화하는게 목표"라고 말할 바 있다.
태일이 중국에 대규모의 쌍태전자를 설립한 것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즉、국내서는 더이상 부품산업의 메리트가 없다고 보고 국내 라인을 단계적으로중국으로 모두 이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미 태일은 국내서는 경쟁력이떨어지는 기존 부품과 신규품목을 대거 중국으로 이전했으며 수정부품 역시예외일 수는 없다.
태일측이 정책적으로 추진중인 정보통신기기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대표적 RF(무선주파수)부품인 수정부품의 자급화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분석도 강하다. 태일측도 "마그네틱헤드기술로 FDD 등 기억장치 부문을 조기에궤도에 올려 놓았듯 수정부품이 PC.TRS.PCS 등 정보통신기기의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정부품이 통신기기용 시장을 중심으로 단일품목으로도 전망이 어둡지 않고온도보상형 수정발진기(TCXO).표면탄성파(SAW)필터.전압제어발진기(VCO)등신흥 유망성 고주파부품과도 기술적으로 관련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받은것으로 판단된다.
이밖에 수정부품의 제조 공정이 태일의 주력부품사업인 마그네틱헤드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도 사업참여를 적극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수정 단결정체인 웨이퍼를 가공、 블랭크를 만들고 베이스와 캔 등 부분품을 조립하는수정부품의 제조과정은 웨이퍼-슬라이더-HGA-HSA로 이어지는 헤드공정과 매우비슷하다.
바로 이 점은 태일이 수정부품사업 초기부터 자신감을 갖고 대단위 투자를단행하게 된 근원적인 배경과 기술적인 모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같은 배경 속에서 태일은 약 3년전부터 수정부품사업 참여를 위한 물밑작업을지속、 상당수의 고급인력을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태일의 전격적인 사업참여 선언은 관련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것으로 보인다. 우선 태일의 사업초기 생산목표인 월 5백여70만개 규모는수십년 역사의 싸니전기.고니정밀.국제전열 등 선발업체들 수준에 거의 육박하는 규모로 시장판도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태일측은 국내업체와 경쟁하기 보다는 미국.동남아 등 해외에서 일본업체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세계시장이 일본과 한국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과 태일의 단계적 증산계획을 종합해 볼 때 결국기존업체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태일이 초기부터 인건비가 낮은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하고 있다는점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선발 3사도 중국(고니).필리핀(싸니).스리랑카(국제) 등 해외생산기지를 확보한 상태이나 49U가 중심인 이들 업체와 달리태일은 ATS.UM1 등을 중국에서 주력 생산할 것으로 알려져 일단 가격면에선태일이 경쟁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태일의 투자여력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과 자체 소화물량이 많다는 점도중소업체인 관련업체들로선 몹시 거슬리는 부분이다. 더구나 수정부품산업이기존 노동집약적 구조에서 SMD타입 등 초소형제품으로 갈수록 대형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정부품시장이 9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공급이 크게 모자랐으나 하반기부터 경기침체와 선발업체들을 중심으로한 잇따른 설비증설이겹쳐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과잉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태일의 신규참여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이중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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