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가 창출해내는 총생산의 5.9%,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4천3백억 달러." 이것이 지난 한해 세계 정보통신시장의 외형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 가올해는 2조3천억달러의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 통신시장의 부상과 인터네트 가입자의 급 팽창으로 요약되는 94년 한해는 지난 20년간 걸어온 통신시장에 비해 양적.
질적으로한층 더 향상된 양상을 보였다. 세계경제에서 정보통신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세계정보통신산업동향을 종합 적으로 분석.전망한 국제 통신연합(ITU)의 94년도 보고서를 입수해 이를 요약 9회에 걸쳐 매주 목요일에 연재한다.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정보통신 혁명기"를 맞고 있다.
정보통신서비스는 총 생산액에서 선진국을 비롯, 전세계에 걸쳐 농업이나 기타 제조업분야를 능가해 최대산업부문이 될 것이 확실해지면서 각광을 받고있다. 이 정보통신산업은 일반 서비스부문처럼 1차.2차산업과 달리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대신 서비스를 포함, 제품의 공급,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정보의 교환역을 맡고 있다. 앞으로 세계 산업의 주력은 정보를 만들고 처리하고 공급하는 사람들에게로 옮겨올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정보가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로알고 있는 바가 많지 않다는 것은 다소 역설적이다. 정보관련 기능이 현대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전경제영역 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 85년부터 10년간 전세계 전화회선은 50%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들이 바로 각국이 얼마나 정보에 대한투자를 아끼지 않는가 하는 것을 반증하는 실례인 것이다. 82년부터 92년까지 10년동안 미국내 가구 당 정보관련부문 투자액은 10%에서 1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식생활 투자비용이 20%에서 17%로 감소한 것과 비교해보면 정보의 중요성이 얼마나 강조되고 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비단 선진 국만의 추세는 아니다. 한국의 경우도 가구당 정보관련 투자가 전체의 16% 로나타나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정보통신부문이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정확하게 알아보기는쉽지 않다.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통신.방송.컴퓨터 서비스등 정보 처리 및 공급부문만을 생각해본다면 각국에 서 정보통신부문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캐나다의 경우 지난 93년 2백22억캐나다달러(1백72억달러)에 달해 국내 총생산액 의 4.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통신 및 컴퓨터 장비부문을 포함할 경우 이 수치는 6%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통산성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은 정보의 생산.처리 및 전송 부문, 통신.방송.컴퓨터소프트웨어.출판서비스 부문 등을 포함, 정보통신 장비부문의 규모가 6천8백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GDP대비 지난 80년 5.8%에서 92년 9.5%로 증가한 수치이다. 서유럽도 지난해 정보통신기술시 장의 규모가 3천2백9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년에 비해 5.1% 증가 한 것으로 내년부터는 6%이상의 연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부문은 또 경제의 침체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91년 세계 경제가 2.8%의 성장에 그쳤을 때 정보통신부문은 5.6%의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정보통신산업은 세계화가 진척될수록 그 중요도가 높아가고 있다. 정보통신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교류는 계속 확대돼가고 있고 국가간 정보의 처리와공급을 다루는 업체의 이익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91년 정보통신 장비의 무역액은 전년에 비해 11% 증가, 전체 무역거래액의 6%를 차지하게 됐다.
93년전세계 컴퓨터 하드웨어 및 정보통신 장비의 출하액 1천3백30만달러는 전세계 상품 출하액의 4%, 전세계 장비관련 제품 출하액의 10%에 달하는규모이다. 특히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중진국들의 장비출하 증가세가 두드러져 전체 경제의 45%로, 미국의 22%, 서유럽의 18%를 훨씬 앞서고 있는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산업의 세계화는 정보통신업체를 통해서도 조망이 가능하다. 프랑 스의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사의 경우 프랑스 국내에서 통신장비 매출은 전체의 23%를 차지하고 있고 다른 유럽국가에서 45%, 그리고 기타 다른 지역 에서 32%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NEC도 매출의 25%를 해외에서 올리고있고 IBM은 해외매출이 62%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국적 정보통신기업의 제품 생산.연구에서 많은 부분이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정보통신산업이 그만큼 다국화.세계화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정보통신산업에서 관련 장비의 거래량을 측정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이는정보통신 서비스를 구성하는 정확한 흐름을 파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전자적 금융거래와 음성통신.데이터통신.국제간 방송.국제간 자문및 마케팅활동을 비롯한 통신활동이 별도로 전개되고 있고 서적이나 잡지.영화.오락.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매체간 정보교환은 서비스나 상품의 거래처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서적이 컴퓨터에 저장돼 전자적으로 국제 통신네트워크를 통해 교환될 때 이를 인쇄된 책으로 분류하는 것이적절치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하튼 정보통신서비스관련 거래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94 년5백30억달러에 달하는 통신서비스 수요의 많은 부분이 국제전화 서비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지난 80년대에 비해 3배정도 늘어난 수치이다.
통신서비스부문은외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각국 전화 업체의 민영화 움직임에 따라 주로 아르헨티나.헝가리.말레이시아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88년에서 92년까지 개발도상국 중에서 민영화된 전화업체는 총 14개로 규모는 1백18억달러. 이는 개도국 기반설비 민영화의 60%에 달하는 규모로 전체 기업민영화의 19%에 해당한다.
컴퓨터업체들도 마찬가지로 외국투자 등을 통한 세계화를 진행시키고 있다. 미국의 정보통신 자문업체인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즈(EDS)의 경우 전체매출액 85억달러 가운데 5분의 1이 해외에서부터 얻어지고 있고 마이크로 소프트(MS)사도 전체 매출의 3분의 1이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회사 의"윈도"는 세계 35개국 언어로 출하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AV업체의 해외 매출이 늘어나고 있으며 통신업체들도 현재는 해외매출이 많지 않으나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브리티시 텔레컴(BT) 과미국 MCI커뮤니케이션즈의 합작사업인 콘서트, 유럽 4개국 통신업체들의 연합인 유니소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편 정보통신분야의 빠른 성장은 그만큼 고용기회도 늘려줄 것으로 기대 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93, 94년 두해동안 세계 10대 정보통신업체들이 인원 을줄여나갔다. 정보통신부문에서의 기술발전 및 시장구조변화, 업체의 내부사정 등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이 가운데 특히 기술의 발전은 고용의 감축을 불러왔다. 정보통신부문은 정보기반설비 및 컴퓨터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에 의존하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다. 기술발전에 따른 품질.기능이 개선됨에 따라 인력이 덜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디지털 전화교환기의 개발은 서비스 품질 및 안정성의 향상을 가져왔고 이는 인력 감소로 이어지게 됐다. 전세계 적으로 정보통신서비스업의 종사자는 5백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중공공 통신서비스부문 종사자수는 지난 82년이래 현재까지 6% 감소했다. 이런 현상은 미국 등 태평양 연안국가에서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신기술이 새로운 직업을 창출해내고 있기도 하다.
미국케이블TV업계 종사자는 10만명선으로 늘어났고 지난 80년대에 태동하기 시작한 휴대전화사업 종사자도 5만명선에 이르렀다. 휴대전화부문 종사자수 는 앞으로 25만명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보통신 기반설비가 구축되면 비록 한시적일지라도 고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새로운 광케이블 네트워크의 구축과 관련, 2백40만명의자리가 새로 마련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PC판매가 활발해지고 있는 미국에서도 소프트웨어부문관련인력이 3배가량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통신 개발도상국들로 압축되고 있다. 이들은 정보통신혁명이 현재의생활을 얼마나 변화시켜줄 수 있을지 기대를 걸고 있다. 정보통신분야에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격차는 당분간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93년 만 해도 통신 저개발국가에 디지털 종합 정보통신망(ISDN)이나 인터네트 등의 개념은 소개도 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는 정보통신 기반설비가 앞으로 개도국에서 더욱 절실해질 것을 보여준다.
적절한 의료 및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개도국의 경우 정보통신 기반설비를 통한 건강정보 및 학습 서비스의 제공은 관련인력의 부족을 해소하는대안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기반설비가 구축되면 개도국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도.농간 격차 해소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세계적인 정보지향 추세는 개도국의 경쟁마인드를 증대시켜 정보교환.접속능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역과 관련있는 막대한 비용은 개도국 업체로 하여금 전자적 정보교환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줄 것이다. 또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이 국가 산업의개발을 돕는 측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도국들이 정보통신 기반설비의 민영화에 의욕만을 앞세울 경우기반설비 구축이 자본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개도국에서 정보 통신 기반설비의 보편화는 기술인력을 흡인하고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정보산업의 발전은 그동안 고급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국으로 흘러나간 두뇌유출을 막아줄 수 있다. 중소형 컴퓨터.데이터베이스 교환설비 이용경험을 가진 이들의 경험을 수용하는 것이 개도국 정부에는 중요하게 다가올것이다. 숙련된 인력의 부족은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새로운 기술응용의 수용력을 가로막는 한편 관련분야 외국업체의 입김을 증대시킬 수 있다. 개도국은 앞으로 자국 통신네트워크를 확충하는 것이 큰 과제다. 기존 통신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면서 선진국을 따라잡는데 한층 더 활발히 나서야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첨단 통신설비를 보편화함으로써 새로운 서비스의 제공도 늘려야한다. 이를 통한 부가수익의 발생량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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