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출범과 경제블록화 심화등으로 대외환경이 무한경쟁시대 로급변하면서 국가간 주도권 경쟁도 무역에서 기술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기술을 가진 나라가 세계 경제질서를 주도하는 시대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업 의 경쟁력도 이제 기술력 확보 여부에 달려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확보 되는 기술력은 신제품 개발의 원동력이 되며 이를 통해 매출 신장, 이익확보 등의 유일한 수단이 되고 있다. 기업이 연구개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기술 확보만이 살아남는 시대 로요약되는 무한경쟁시대에 들어선 만큼 기업들은 지금부터라도 과연 어떤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사용해야 하는지 등 기술전략에 관심을 주력해야 한다.
이런 현실에 비춰 최근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발표한 "한일기업 연구개발 력비교 분석"자료는 우리기업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기업은 일본 기업에 비해 중장기 경영전략과 연계된 연구개발을 비롯, 기초 기술 연구부문에서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연구전략 수립기간을 10년이상 설정하고 있는 기업이 우리나라의 경우 14.3%에 불과한데 비해 일본은 우리의2.5배 정도인 3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테마의 평균 연구기간도 우리나라 기업은 모두 3년이하의 단기 연구인데 비해 일본기업은 88.4 가 3년 이상의 중장기 연구를 하고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처럼 단기 연구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은 신기술 개발보다 기존 기술의 개량에 의한 제품개발에 의존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단 기성 연구개발 활동은 제품개발의 유연성과 속도감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남이 개발해놓은 기술을 도입해야하는 만큼 신제품 개발기간이 늦고 개발비 용이 높아지며 품질 불안정등의 문제점을 나타내 결국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일본기업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또 하나 주목해야할 점은 우리 기업들의 연구개발체제가 기술과 인재를 중요시하는 일본 기업들과 달리 제품코스트 경쟁력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연구개발전략입안시 가장 중시하는 항목으로 우리 기업들은 제품코스트와 시장수요등에 비중을 두고 있는 반면, 일본기업들은 기술의 중요성과 연구개 발인력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은 테마별 연구형태 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일본기업의 66.9%가 복합기술에 알맞는 그룹연구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그룹연구(26.1%)、 공동연구(25.1%)、 개인연구(25.3%)등 3가지 형태가 비슷한 비중을 보이고 있다. 국제경영환경은 점점 더 기술중심 으로 바뀌어가고 있는데 우리기업들의 연구개발은 이러한 기술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체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그대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물론 올들어 9월말까지 기업부설연구소가 2백50개나 늘어나고 연구개발 투자 규모도 연간 25%정도씩 꾸준히 증가하는등 우리 기업들의 기술개발 노력 은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긴 하다. 하지만 기술경쟁력시대에서 지금처럼 제품코스트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기존 기술개량에 중점을 둔 연구개 발체제로는 기술선진국과 경쟁하기가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우선 기반기술의 중요성을 인식、 중장기 경영전략 및기술 예측에 기반을 둔 형태로 연구개발 체제를 과감히 개선해야한다. 그동안 제품개발에 쏟아부었던 노력을 이젠 기초기술및 기반기술 개발쪽으로 돌려야한다. 현재까지의 기업풍토를 고려할 때 이것이 쉽지 않은 문제이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최첨단제품의 상품화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게된다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둘째는 기업들이 기술개발 자원을 어떤 분야에 얼마만큼 배분하느냐 고민 하기보다 핵심분야에 집중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기술개발에 있어 집중력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물론 지금까지는 기술개발 자금의 절대 규모가 작았고 인력 부족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으나 이제는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작년을 기준으로 70억달러를 넘어섰고 우리나라 전체 기술인력의 6분의 1이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만큼 특정분야에 전략적으로 자원을 쏟아 부을 연구개발체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지난 70년대 이후 "수출 드라이브"정책을 이젠 "기술 드라이브"정 책으로 방향을 과감히 선회, 기업의 기술개발 분위기를 고조시켜야한다. 여기에는 기술기반 확충정책이 우선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또 정부출연연구소의기술개발체제는 기업들이 하지 못하는 원천기술의 연구개발에 주력、 결과물이 기업에 이전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연구체계의 확립 또한 긴요한 과제 다. 원천기술이 튼튼해지면 이를 응용, 상품화 하는 기술도 개발이 용이하다는 점을 정부나 기업이 모두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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